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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광부 블로그] 여행을 좋아하는 블로거들이 뭉쳤다! '여행 전시회'

정민건TV 2009. 8. 4. 03:51

여행을 좋아하는 블로거들이 뭉쳤다! '여행 전시회'

 

매일같이 반복되는 일상을 떠나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은 마음. 이 마음 하나만으로 뭉친 30명이 있다. 스쿠터 여행가, 대학생 베스트셀러 작가, UCC 전문 제작자, 증권PB, 여행작가, 일러스트레이터, 살사 강사, 푸드 스타일리스트, 선생님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이들의 공통점은 대부분 온라인에서 알아주는 블로거라는 점! 지난 6/7~6/22일까지 상상마당에서 열린 <여행에 관한 우리와 당신의 이야기>라는 여행 전시회에서 그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위)전시장의 사진 (중간)전시장의 그림, 콜라주 (아래) 전시사진 이미지 ©최진솔, 채지형

 

 이 모임의 이름은 바로 셀디(Self Design Life). 셀디의 멤버인 미디어 디렉터 정민건씨는 "작년에 모기업의 프로모션으로 서호주에 가게 되었는데, 그 때 같이 다녀온 블로거들과 인연이 되었다. 여행에 대한 결과물을 내보자는 의견이 있어서 전시회를 만들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현재 그들은 기업과는 별도로 독립적인 크리에이티브 집단으로 거듭나고 있다.

 


여행 동영상 (배경음악 : 페퍼톤스의 'Ready and Get set, go') © 김대현

 

 '서호주 여행'을 테마로 한 사진, 일러스트, 설치물, 영상, 강연회등을 통해 여행에 대한 모든 것을 살펴볼 수 있다. 기존의 전시회가 유명 작가의 일방적인 메시지 전달을 목적으로 했다면, 이 전시회는 관람객을 '오프라인에 있는 네티즌'이라고 보고 그들과의 소통을 중요시 한다. 유명 블로거인 그들이 오프라인으로 나와 함께 여행을 떠난 뒤 전시회를 열고 다시 온라인에서 네티즌과 사진, 영상, 정보등을 공유한다는 컨셉이 무척 흥미롭다. 

 

블로거들의 '오프라인 포스팅=강연회'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셀디 멤버 여행작가 채지형, PT 컨설턴트 이도원, 미디어 디렉터 정민건, 인터렉티브 영상 참여한 조성현.  ©최진솔

 

블로그를 돌아 다니다 보면 블로거에게 직접 묻고 싶고 싶을 때가 있다. 그 블로거들을 전시장에서 직접 만나볼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되었다. 『사진으로 이끄는 세상 속 이야기』라는 블로그로  2006 Daum '블로거 기자상' 을 수상한 뒤 『이박고’s Stylish Photograph DSLR 촬영테크닉』이라는 책까지 낸 대학생 고유석씨는 <풍경사진 노하우 전수>라는 제목으로 생동감 있는 풍경사진 촬영방법을 공유했다.

 

이 밖에도 임태훈의 <스쿠터 여행>에서는 스쿠터로 유라시아를 횡단한 생생한 경험담을, 홍유진의 <서호주 워킹홀리데이>에서는 서호주에서의 아르바이트등 생활비법을,  김대현의 <유쾌한 여행 UCC 만들기>에서는 여행지에서 UCC 소재 찾기와 촬영법을, 『지구별 워커홀릭』의 저자 채지형의 <명랑쿠키의 신나는 세계여행>에서는 세계일주 계획하는 방법을 들을 수 있었다. '오프라인 포스팅'이라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자유로운 분위기의 강연회였다.

 

여행작가 채지형이 소개하는 전시장

 

 파노라마로 찍은 전시회장 ©김대현

 

전시장은 일상에서 여행을 꿈꾸고 여행을 준비해서 떠나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는 한 사이클을 그대로 보여준다.『지구별 워커홀릭』의 저자 채지형씨는 같이 여행을 갔지만 모두 다른 형태로 여행을 추억하고 표현했다는 점이 좋다. 그림 그리는 사람, 사진 찍는 사람, 영상 만드는 사람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분들이 많아서 전시회를 만들어가는데 모두 다른 역할을 했다고 했다. 그녀는 참여한 사람들이 다양해서 그런지  전시장의 설치물도 다양하다며 전시회 곳곳을 친절히 소개해 줬다. 지금부터 그녀와 함께 전시회장으로 여행을 떠나보자!

 

#1. 여행을 꿈꾸다.

 

아침 출근길 버스에 오르면서 이야기 해요. '내가 지금 타는 버스는 공항 리무진이다.' -거베라-

지친 일상에서 벗어나고 싶을 때 바다를 자주 찾습니다. 바다 바람을 맞고 있으면 몸과 마음이 시원해져서 좋은 것 같아요. -잡동산이-

영화 속에 동경해 오던 멋진 곳을 보게 되면 여행 전 느꼈던 두려움과 설레임에 알파가 뒤섞인 그런 감정. 그 순간 떠나고 싶어요. -때깔처녀- 

 

 (좌) 네티즌 코멘트 (우) 여행을 꿈꾸는 책 ©최진솔

 

《언제 여행을 떠나고 싶은지 네티즌에게 물어봤어요. 이 전시물은 그 질문에 대한 각기 다른 대답을 모아놓은 것이에요. 옆에 있는 건 여행을 꿈꾸는 책인데요. 첫 페이지에는 우리가 밥을 먹고 지하철을 하고 인터넷을 하는 똑같은 하루의 이야기가 담겨 있어요. 여기 책에 붙어있는 밥그릇이랑 젓가락이 일상을 뜻해요. 그 다음엔 일상의 한 페이지를 뜯어서 여행을 떠나는 상상을 하는 거죠. 지난 여행에서 만난 사람들, 사건등을 추억하기도 하구요. 이렇게 일상에서 일탈을 해서 떠난 여행에 대한 꿈을 꾸는 모습을 표현했습니다.

 

#2. 여행을 준비하다.

 

 여행갈 때 꼭 챙겨야 할 체크리스트 ©최진솔


 

《여행을 준비할 때 필요한 사항들이 많죠? 여행을 떠나기 전에 꼭 챙겨야 할 것들을 체크 리스트로 만들어 봤어요.

 

전시장 벽에는 책의 페이지를 뜯어낸 듯한 '체크리스트'가 커다랗게 붙어 있었다. 귀중품(여권, 신용카드, 현금, 여행자수표등), 배낭류(다이얼 자물쇠, 자물쇠줄, 손전등), 비상식량(라면스프, 튜브 고추장)등 여행갈 때 꼭 챙겨야 할 11분류 20여개의 물품들이 제시되어 있어 여행을 앞 둔 사람들에게 매우 유용하다.

 

#3. 여행을 떠나다.

 

《그렇게 여행을 준비하다가 결국 여행을 떠나는 거죠. 저희가 찍은 사진들을 모아 봤어요. 멀리서 보시면 세계지도 모양처럼 생겼어요. 서호주의 다양한 모습들, 저희들의 다양한 모습들이 담겨있어요. 서호주를 다녀오신 분들도 이렇게 아름다운 곳이 있었나? 할 정도로 아름다운 사진들이 많아요. 같이 간 여행이지만 서로 다양한 모습들을 마음에 담아왔기 때문이죠.

 

저희가 공동으로 작업한 '포토 모자이크'도 있어요. 여행에서 찍은 사진을 모두 모아서 하나의 큰 사진으로 만든거죠. 호주에 캥거루가 유명하잖아요? 캥거루도 있고...다양한 사진들을 보실 수 있어요.

 

 서호주로 여행을 떠난 블로거들 ©고유석

 

그 옆에는 사진이 아닌 그림들이 걸려 있었다. 일러스트레이터등 그림을 잘 그리는 멤버가 동료의 모습, 건물들, 우체통, 거리의 표지판, 종이 비행기, 버스등 여행을 하면서 만난 다양한 풍경을 그림으로 표현한 것. 그림 옆에는 커다란 콜라주가 붙어 있었다. 표지판 위에서 만세를 하는 사진이 붙여있는가 하면, 시계탑 그림 위에서 춤을 추고 있는 익살스러운 사진이 붙여져 있었다. 저절로 웃음이 나올 정도로 여행의 즐거움이 전해졌다.

 

#4. 일상에 돌아와 여행을 나누다.

 

인형 모으기

 

《이렇게 여행의 다양한 모습을 보고 일상으로 돌아오게 되죠. 여행을 어떻게 기억할 것인가? 생각해보면 무척 다양한 것 같아요. 저기 보이는 영상처럼 동영상을 만들어서 기억하기도 하고 사진을 찍기도 하는등 뭔가 기억에 남는 걸 만들잖아요? 저는 세계일주를 하며 인형을 모아요.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전시문구, 인형모음, 쿠바인형,나미비아 인형 ©최진솔

 

100여개가 넘는 인형을 보니 채지형씨가 쓴 책에 나온 지역들이 하나씩 생각났다. 유리 진열장 속에는 아르헨티나의 체게바라 인형, 터키 꼬냐의 스피즘 치마를 입고 있는 인형, 진흙을 온 몸에 바른 나미비아의 힘바 부족 인형, 시가를 피고 있는 쿠바 아줌마 인형, 번지점프하는 마카오 타워의 곰돌이등 지역의 특징이 담긴 인형이 가득했다. 그녀는 인형을 통해 지난 여행을 추억하고 다음 여행을 꿈꾼다고 했다.

 

UCC 찍기

 

《여기 서호주의 다양한 모습이 담긴 사진 위에 있는 인형을 누르면 컨셉에 맞는 영상이 재생된답니다.

 

전시회에서 상영되는 여행 동영상 ©최진솔

 

여행에서 찍은 동영상이 전시회장 곳곳에서 상영되고 있었다. 그냥 재생되는 동영상도 있는가하면 인형을 누르면 각기 다른 영상이 재생되는 인터렉티브 영상 설치물도 눈에 띄였다.

 

여행정보 공유하기- Travel Recipe

 

'그 누구도 가르쳐 주지 않았던 여행에 관한 팁'이라는 부재가 붙은 트래블 레서피에는 말 그대로 여행을 요리하는 노하우가 들어있다. 엽서 형태로 된 30여개의 래서피는 전시 시작 일주일만에 거의 동이 날 정도로 인기가 많았다. 수신제가라는 닉네임으로 유명한 김대현님은 <유쾌한 여행 UCC만들기>라는 래서피 엽서에서 '여행 UCC를 찍기 위해 필요한 준비물'로 에스보드, 고무장갑, 저글링, 모자와 가면, UCC 카메라와 힙색을 꼽았다.

 

전시의 마지막 여정은 바로 <온라인 방명록>. 전시회 한 모퉁이에는 전시회에서 찍은 사진이나 글을 온라인에 바로 올릴 수 있도록 컴퓨터 한 대가 놓여져 있었다. 셀디의 팀장 이도원씨는 "전시회 관람 후기를 다양한 형태로 포스팅한 다음에 우리 홈페이지에 트랙백을 걸어주면, 또 그 정보가 다시 온라인으로 퍼져나갈 수 있도록 고안했다."고 설명했다.

 

전시장을 한 바퀴 둘러보니 마치 실제로 내가 여행을 다녀온 것 처럼 느껴졌다 부러웠던 것은 여행을 함께 즐길 사람들이 있다는 것. 채지형씨는 "이렇게 만나는 것도 어렵지만 만나서 인연을 이어가기가 더 힘든 것 같다. 셀디 사람들이 뭔가를 만드는 것을 좋아한다 "며 소중한 인연을 계속 이어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나와 비슷한 사람들과 공통의 관심사를 나누고 뭔가를 만들어 간다는 건 매우 의미있는 일임이 분명하다. 지금 인터넷 서핑을 하고 있는 당신도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블로거를 찾아서 좋은 인연을 만들어보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