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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다큐스페셜] 독일로 간 12명의 태극전사

정민건TV 2006. 12. 6. 03:40

2006.6.7

 

 

 

월드컵 특집 기획 '유소년축구 원정대 독일가다' | 방송제작
2006.04.09 03:53


 

지난 3월 31일 차범근 축구교실 U-12 팀 아이들이 독일로 떠났다.

바이엘이 후원하고 EBS가 방송하게 될 이번 독일 특집기획은

아이들의 눈으로 선진축구 문화를 경험하고 6월에 진행될 독일

월드컵을 미리 가본다는 취지로 기획되었다.

제작을 맡은 알토앤베이스의 스탭들과 차범근 축구교실 관계자,

12명의 유소년 축구팀, 그리고 바이엘 홍보팀 관계자를 포함

20여명이 넘는 대 인원이 월드컵의 땅 독일로 출발한 것이다.

 

 

독일 분데스리가의 명가 '바이엘 레버쿠젠' 프로축구팀

3월 31일 프랑크푸르트 공항을 통해 독일로 입국한

원정대는 곧바로 레버쿠젠으로 이동했다.

2시간 정도 아우토반을 달려 도착한 레버쿠젠은

우리의 울산을 떠올리게 했다. 레버쿠젠 시로 진입하면

커다란 둥근 원에 조명을 밝힌 바이엘의 로고가 선명하게 눈에 띤다.

바이엘과 레버쿠젠은 스포츠 후원을 통하여 100년이 넘는

인연을 맺어오고 있다. 한 기업이 사회공헌 차원에서 100년이 넘는

지속적인 후원을 해오고 있다는 사실이 우선 나의 관심을 자극했다.

바이엘 레버쿠젠 프로축구팀 역시도 공식 후원자는 바이엘이다.

반기업 정서가 팽배해 있는 우리 사회와 비교해 볼 때

바이엘과 레버쿠젠 시가 맺고 있는 친밀한 관계는 많은 시사점을

던져주었다. 비단 축구 뿐만 아니라 펜싱과 육상, 장애인체육에 이르기까지

많은 선수들이 배출되었다. 88년 서울올림픽을 비롯 다양한 세계 대회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런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이 직접적으로

그 사회 성원들의 건강과 행복지수를 높여주고 있다는 점이다.

그런 점에서 우리 기업들의 일회성 홍보이벤트가 얼마나 기업중심적인지

다시 느낄 수 있었다.

취재 도중에 만난 바이엘의 사회공헌활동 담당자의 말을 빌리자면

기업의 재정이 아무리 어려워져도 사회와 약속한 사회공헌활동은

한번도 줄어들거나 중단되지 않았다고 한다. 이것은 처음 기업을 시작한

창업주들의 경영철학이고 이를 이어받는 경영주들 역시도 한번도

이 약속을 어긴 적이 없다고 한다.

선진기업, 선진체육이 어떤 것이어야 하는가를 다시금 생각하게

해주었다.

 

4월 1일 개최된 레버쿠젠 팀의 홈경기. 이날 레버쿠젠팀은

홈팬들의 열광적인 응원 속에 5:1 대승을 거뒀다.

 

4월 들어서면서부터 독일 각지에서는 월드컵의 분위기를 고조시켜주는

스포츠업체들의 다양한 길거리 이벤트들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쾰른에서 진행되고 있는 6:6 미니축구경기는 쾰른 지역의 50여개

아마추어팀들이 출전, 기량을 가렸다. 이런 지역 예선을 거쳐

각 지역 우승팀들이 다음달 베를린에서 최종결전을 치룰 예정이란다.

 

레버쿠젠에는 U-6부터 U-19까지 실로 다양한 계층별 유소년 팀들이

존재한다. 이곳에 올 수 있는 자격은 우선 레버쿠젠 스카우터들로부터

발굴되어 입단제의를 받는 경우와 스스로 테스트를 받는 경우로

나누어진다. 입단이 되면 활동에 필요한 경비는 구단이 책임을 지며

선수들의 학과 공부가 뒤쳐지지 않도록 개인교습도 진행된다.

한마디로 프로축구팀의 유소년 선수로 뽑힌다는 것은 축구 선수로서의

앞날에 한발 성큼 다가설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만큼 나이를 불문하고 연습과 경기에 임하는 선수들의 자세는

진지하다. 진지하다 못해 'Ball'에 대한 존경심을 갖고 있다고 느낄

정도로 선수들은 그라운드에 서서 최선을 다한다.

축구를 즐기고 사랑하되 경기에 임해서는 최선의 최선을 다하는

모습, 그런 자세가 오늘의 독일 축구를 이끌고 있는 힘이라 생각된다.

 

 

4월 3일 드디어 차범근 유소년팀과 독일 레버쿠젠 유소년 팀과의 경기가

열렸다. 빗줄기가 오락가락 하다가 다시 햇살이 따가울 정도로 급변하는

독일 날씨 속에서 개최된 이번 경기는 우리 유소년 팀과 독일 유소년팀의

실력차이를 평가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다.

 

 

예상외로 커다란 점수 차이로 우리 대표팀이 패배했다.

점수나 승패 자체는 그리 큰 의미가 사실 없는 경기이기도 했다.

하지만 젖은 그라운드에 적응하는 문제나 시차 적응 문제 등으로 인해서

우리 원정대는 많은 점수 차이로 고배를 마셔야 했다.

그렇지만 결과를 떠나서 우리 원정대가 많은 것을 보고 느끼고

체험할 수 있었던 경기였다.

 

 

 

7박 8일 간의 그리 길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아이들은 이번 독일 원정을

통하여 저마다 많은 것을 느끼고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축구를 통하여 세계인과 우정을 나누고 자신의 꿈과 기량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작은 단초를 마련한 것이다.

무엇보다 나는 이번 독일 원정을 통하여 우리 아이들이 축구를 사랑하는

방식에서 한발 더 발전하길 바란다. 단지 좋아서 공을 차는 것도 중요하지만

축구를 통하여 자신의 꿈을 개척하고 그라운드에서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ball에 경의를 표할 수 있는 그런 진지한 자세를 가져보길 바란다.

12세 어린 나이에 너무 많은 것을 원하고 있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번 독일 원정에서 나에게 정말 깊은 감명을 남긴 사람들은

6살 짜리 독일 꼬마 아이들이었다. 적어도 그라운드에서 보여준

그 여섯살짜리 독일 꼬마 아이들이 보여준 열정과 진지한 자세는

그 어떤 프로축구팀 선수들보다도 뜨겁고 묵직했다.

 

 

하늘을 향해 우뚝 서 있는 쾰른 대성당

왜 이 건물이 독일의 상징처럼 우리에게 기억되고 있는지

이번 독일 취재를 통해 느낄 수 있었다.

 

자신들의 원죄를 속죄하려는 듯 이름을 지은

안네프랑크 학교, 레버쿠젠 유소년 팀, 프랑크푸르트의 선진적인 건축물들,

기업도시 레버쿠젠의 바이엘 100년 사회공헌활동 역사,

속도 무제한의 아우토반, 낮의 웅장에 밤의 권위를 더하는 쾰른 대성당...

이번 독일 출장은 이런 기억들과 함께 마무리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