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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 홍명보 자선축구2] 서정원과 김병지 '난로보다 따뜻한 두 남자'

정민건TV 2008. 12. 23. 16:15

 

[ⓜ 2008 홍명보자선축구2] 서정원과 김병지 '난로보다 따뜻한 두 남자'

 

한겨울의 어둠이 조금 일찍 내려앉은 지난 20일 저녁 KBS 신관 공개홀. 그곳에서 KBS의 모 방송프로그램을 마치고 대기실에서 기다리고 있던 중년의 두 남자를 만났다. 그 두 사람은 1990년부터 지금까지 많은 축구팬의 사랑을 받으며 한국 축구를 지키고 또 이끌어온 이들이었다.

두 사람은 인터뷰가 시작되기 전 옷매무새를 추스르다 서로의 허리띠를 발견하고는 '어, 그거!'라는 짧은 탄성으로 반가움을 나타냈다. 지난 2000년, 북중미 골드컵 참가 당시를 기념하기 위해 마음 맞는 몇몇 선수들이 맞췄다는 그 허리띠를 공교롭게도 그 자리에 함께 착용하고 나온 것이다. 8년 전, 허리띠를 샀던 그 마음까지 아직 간직하고 있는 두 사람은 바로 한국 축구의 영원한 '날쌘돌이' 서정원과 '꽁지머리' 김병지다.

허리띠까지 같았던 한마음으로 지난 세월 한국 축구를 이끌었던 그들이, 이제는 지도자로 그리고 사회 봉사활동으로 지금까지 받은 사랑을 돌려주려 하고 있다. 성탄절인 오는 25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 하나은행과 함께하는 'SHARE THE DREAM' FOOTBALL MATCH 2008 > 자선 경기는 그런 마음의 실천인 셈이다. '나눔'과 베풂'을 몸으로 실천하고 있는 두 사람의 난로보다 따뜻한 축구 이야기를 들어봤다.

 

◆ 난로보다 따뜻한 '두 남자' 서정원과 김병지-1편

 

-반갑습니다. 최근 어떻게 지내고 계신가요?

 

서정원(이하 서): 최근 수년 동안의 유럽 생활을 마치고 이제 완전히 귀국했습니다. 국내에서 지도자를 준비하고 있고, 여러 봉사 활동 등을 통해 축구로 받은 사랑을 돌려드리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김병지(이하 김): 1년을 정리하는 마무리 훈련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요즘에는 축하할 일이 많아서 여기저기 축하하러 다니느라 조금 바쁘네요.

 

-성탄절에 홍명보 자선 축구대회에 출전하시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서: 아주 의미가 깊은 대회입니다. 그런 뜻깊은 경기에 참가할 수 있어서 너무 기분이 좋구요. 무엇보다 이겨야 하는 압박감이 없는 자선 경기라 더 좋습니다.

김: 소아암을 앓고 있는 어린이를 위한 경기라 뿌듯합니다. 제가 알아봤는데, 경기가 펼쳐지는 그날은 날씨도 아주 따뜻할 겁니다(웃음). 많은 분이 경기장을 찾아주셔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으면 해요.

 

-선배인 홍명보(홍명보 장학재단) 이사장이 이런 대회를 하는 것에 대해 후배들의 시선은 어떤가요?

 

서: 후배로서 고마움을 느낍니다. 과거 대표팀 생활을 함께했을 때 이런 얘기들을 많이 했어요. 나중에 우리가 은퇴하면 축구로 받은 사랑을 축구로 돌려주자는 얘기를요. 그런데 명보 형이 그런 실천을 하고 있으니 뿌듯하고 자랑스럽습니다. 생각을 실천으로 옮기기란 쉽지 않은데, 그런 면에서 후배로서 고마움을 느낍니다.

 

-두 분도 나중에는 이런 대회를 통한 자선 사업 등을 계획하고 계신가요?

 

김: 저희는 아직 이름을 걸고 하기에는 부족하죠. 하지만, 정원이 형이나 저나 다른 방법으로 축구 사랑을 실천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예를들면 정원이 형은 형이 살고 있는 송파구에서 사비를 털어 어린이 축구 교실을 하고 있구요, 저는 경기도 구리에서 아이들에게 축구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아픈 어린이를 위한 사랑의 나눔을 명보 형이 실천하고 있다면, 저희는 미래의 꿈나무들이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힘을 보태고 있습니다. 건강을 잃지 않고 지키는 것 또한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선배들에 비해 이런 사회봉사 활동을 활발하게 하고 계신데요. 특별한 이유나 원동력 같은 것이 있을까요?

 

서: 1990년대에서 2000년대로 넘어오면서 경제적 여건이 참 많이 좋아졌어요. 축구 선수로서 보고 느끼고 배운 것은 봉사 활동을 통해 환원해야겠다는 생각은 선배님들도 많이 하셨을 겁니다. 그러나 선배들은 경제적 여건과 주위 상황이 여의치 않으셨을 겁니다. 축구 선수로서 받은 사랑을 나눠드려야겠다는 생각은 모두가 같아요.

김: 선배님들은 몸으로 실천하셨다고 생각해요. 그때는 사회에 대한 봉사 활동의 개념이 아닌, 국가를 위해 몸을 희생했던 거죠. 저희 세대의 경우에는 그런 국가를 통한 봉사를 사회에 대한 봉사로 방향을 전환한 것뿐입니다.

 

-이제, 경기 얘기를 좀 해볼까요? 후배들과의 대결인데 기분이 어떠세요?

 

서: 은퇴 후 경기장을 바라보니 예전에 선수로 뛸 당시에는 몰랐던 것들이 너무 많습니다. 그래서 선배로서 후배들이 좀 더 좋은 축구 인생을 설계할 수 있도록 이런저런 얘기들을 많이 나누고 싶어요.

김: 휴식기에 접어든 후배들보다는 우리들의 컨디션이 더 좋을 겁니다(웃음). 개인적으로 골키퍼이기 때문에 좋은 방어력을 선보이는 것에 신경을 쓰겠습니다.

 

-이번 경기에서 특별히 준비하고 계신 이벤트 등은 없나요?

 

서: 저는 경기에서 특별한 골 세리모니 등을 준비하는 스타일은 아닙니다. 현역 시절 골을 넣으면 그때그때 기분에 따라 즉흥적으로 나오는 행동들만 했을 뿐이에요. 그런데 이번 경기는 특별한 만큼 골 세리모니를 한 번 준비하도록 하겠습니다.

김: 골키퍼는 방어가 제일 중요하죠. 하지만, 기회가 된다면 예전에 보여드렸던 공격적인 모습 등도 함께 보여드리겠습니다. 기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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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경기에 참가하는 현역 선수들 가운데 꼭 같이 뛰고 싶었던 선수가 있었다면 누구였나요?

 

서: 기성용이나 이청용 같이 요즘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어린 선수들과 함께 뛰어보고 싶었어요. 물론 지금은 상대가 안 되겠지만요(웃음).

김: 이번 경기는 1990년대 올스타와 2000년대 올스타가 함께 어울려서 경기를 치르는데, 개인적으로는 FC 서울에서 함께 뛰었던 어린 후배들의 슈팅을 막아보고 싶습니다. 같은 팀에 있었기 때문에 쉬울 수도 있겠지만 반대로 어려울 수도 있어요. 흥미로운 대결이 될 것 같습니다.

※ 난로보다 따뜻한 '두 남자' 서정원과 김병지-2편에서 이어집니다.

 

[축구공화국ㅣ손병하 기자] bluekorea1@footballrepubli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