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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 홍명보 자선축구3] '레전드' 서정원과 김병지가 말하는 '프로'

정민건TV 2008. 12. 24. 12:14

 

[ⓜ 2008 홍명보 자선축구3] '레전드' 서정원과 김병지가 말하는 '프로' 

 

[축구공화국] 한겨울의 어둠이 조금 일찍 내려앉은 지난 20일 저녁 KBS 신관 공개홀. 그곳에서 KBS의 모 방송프로그램을 마치고 대기실에서 기다리고 있던 중년의 두 남자를 만났다. 그 두 사람은 1990년부터 지금까지 많은 축구팬의 사랑을 받으며 한국 축구를 지키고 또 이끌어온 이들이었다.

두 사람은 인터뷰가 시작되기 전 옷매무새를 추스르다 서로의 허리띠를 발견하고는 '어, 그거!'라는 짧은 탄성으로 반가움을 나타냈다. 지난 2000년, 북중미 골드컵 참가 당시를 기념하기 위해 마음 맞는 몇몇 선수들이 맞췄다는 그 허리띠를 공교롭게도 그 자리에 함께 착용하고 나온 것이다. 8년 전, 허리띠를 샀던 그 마음까지 아직 간직하고 있는 두 사람은 바로 한국 축구의 영원한 '날쌘돌이' 서정원과 '꽁지머리' 김병지다.

허리띠까지 같았던 한마음으로 지난 세월 한국 축구를 이끌었던 그들이, 이제는 지도자로 그리고 사회 봉사활동으로 지금까지 받은 사랑을 돌려주려 하고 있다. 성탄절인 오는 25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 하나은행과 함께하는 'SHARE THE DREAM' FOOTBALL MATCH 2008 > 자선 경기는 그런 마음의 실천인 셈이다. '나눔'과 베풂'을 몸으로 실천하고 있는 두 사람의 난로보다 따뜻한 축구 이야기를 들어봤다.

◆ 난로보다 따뜻한 '두 남자' 서정원과 김병지 [2편] 한국 축구의 두 레전드 '프로'를 말하다

 

-두 분은 한국 축구사에 있어 실력도 실력이지만 겸손하고 한결같았던 그야말로 프로 중 프로다운 선수들이었습니다. 앞으로 한국 축구를 이끌어 가야 할 후배들에게 하고 싶었던 얘기들이 있으셨을 것 같은데요?

서: 프로로서 지켜야 할 중요한 것들은 많죠. 그 중 한 가지를 꼽자면 '운동장'에서 모든 것을 보여줘야 한다는 다짐이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말이나 다른 곳에서 뭘 보여주는 것은 의미가 없어요. 프로는 모든 것은 오직 운동장에서 말하고 보여줘야 해요.

그러면 답이 나와요. 훈련을 어떻게 해야 하고, 경기장 밖에서는 어떻게 생활해야 하는지, 그리고 뭘 위해 노력하고 뭘 하지 말아야 하는지 등이요. 프로 선수라면 모든 것의 중심은 축구가 되어야 합니다.

김: 예전에는 공만 잘 차면 되는 줄 알았어요. 그런데 나이가 들고 지나온 선수 생활을 돌이켜 보면, 그게 전부가 아니더라구요. 물론 프로 선수니까 공을 제일 잘 차야 하겠지만, 그것 못지않게 가슴이 따뜻한 사람이 되는 것도 중요한 것 같습니다.

성실한 생활은 기본이고 예의도 알아야 하고 공인으로서 지켜야 할 것들을 지켜나갈 수 있어야 해요.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자기관리가 철저해야죠. 그게 진짜 프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혹시 '과거에 내가 이랬다면 어땠을까'하는 후회 같은 건 없었나요? 두 분의 과거에 비춰 후배들에게 전해주고 싶은 얘기들이 있다면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서: 선수 시절 느끼는 것과 은퇴 후 느끼는 것은 분명히 달라요. 그래서 마음으로 와 닿기는 쉽지 않을 겁니다. 꼭 해주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 좀 더 많이 공부하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축구에만 애정을 갖고 집중해서 노력해야 해요.

배움의 길은 끝이 없는데 시간은 참 짧거든요. 딱히 정답이 있는 문제는 아니지만, 그래도 선수들이 자기개발을 게을리 하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김: 축구 선수가 미분 적분을 잘할 필요는 없어요. 그러나 전반적인 분야에 대한 공부는 꼭 필요한 부분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언어학 공부를 좀 더 열심히 하지 못했던 것이 아쉬워요. 축구 선수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필요한 부분이 많더라구요. 그리고 책도 많이 읽으면서 자기소양을 쌓았으면 좋겠어요.

-축구 선수로 살아오신 날이 벌써 많이 흘렀는데요, 두 분이 앞으로 꼭 이루고 싶은 꿈은 무엇인가요?

서: 제가 유럽에서 4년을 보냈습니다. 유럽의 선진 축구 문화를 많이 저하면서 배운 것도 많았고 느낀 것도 많았습니다. 마지막 꿈은 그런 경험과 배움을 후배들에게 베풀어 주고 싶다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선수로서 팬들의 박수도 많아 받았고 사랑도 많이 받았는데, 이제는 열심히 공부하고 준비해서 그런 사랑을 좀 더 좋은 선수를 길러내는 것으로 보답하고 싶어요. 정말 '좋은 지도자'가 되고 싶습니다.

김: 일단 가장 큰 목표는 500경기 출전입니다. K-리그에서는 분명 의미 있는 기록이라고 생각하구요, 그런 기록을 세워야 후배들도 그 기록을 깨기 위한 목표를 세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무엇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지금까지 축구로 받은 사랑을 돌려드리고 싶어요. 많은 사랑을 받았던 만큼 봉사 활동이나 여러 가지 방법을 통해 그 사랑을 다시 사회에 환원하고 싶습니다. 그것에 제 인생의 마지막 목표입니다.

-오는 25일 열리는 자선 축구대회는 두 분의 그런 따뜻한 마음이 실천되는 뜻 깊은 경기가 될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인사를 해주세요.

서: 오는 25일 성탄절에 있을 자선 축구대회에는 많은 선후배 축구 선수들이 한자리에 모여 즐거운 축제를 펼칩니다. 뜻깊은 경기고 자리인 만큼, 경기장에 많은 팬이 찾아주셔서 '나눔'과 베풂'의 의미를 함께했으면 좋겠습니다.

특히 이번 자선 경기는 소아암을 앓고 있는 우리의 어린 꿈나무들에게 커다란 힘이 될 경기입니다. 축구팬뿐 아니라 국민 여러분도 경기장에 오셔서 의미 있는 이번 행사에 함께 해주시길 부탁드리겠습니다.

김: 사랑을 나누는 성탄절의 작은 실천입니다. 사랑을 나누는 이번 행사에 온 가족이 함께 오시는 것도 큰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이들에게는 살아있는 교육의 장이 될 것이고, 어른들에게도 따뜻한 사랑을 느낄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입니다.

특히 그날은 선수들과 경기장을 찾은 관중 여러분이 함께 '3만 산타의 캐롤송 합창'이라는 기네스북 신기록 수립에 도전합니다. 여러분의 관심과 참여가 없으면 힘든 일인만큼, 꼭 경기장을 찾아주시기를 기대합니다.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어 드릴 것을 약속 드립니다.

 

[축구공화국ㅣ손병하 기자] bluekorea1@footballrepubl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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