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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런던올림픽] 배드민턴 이용대 '배드민턴을 사랑하는 남자'

정민건TV 2012. 7. 24. 12:33


이용대(25)|국가대표 배드민턴 선수
  • 2012 인도네시아오픈 배드민턴 슈퍼시리즈 프리미어대회 남자복식 우승
  •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배드민턴 남자 복식 동메달
  • 2008 베이징올림픽 배드민턴 혼합 복식 금메달
베이징올림픽에서 배드민턴 혼합복식으로 금메달을 딴 ‘윙크왕자’ 이용대는 남자복식에서 세계랭킹 1위를 달리는 선수다. 남은 기간 동안 부상만 조심하면 기대한 만큼의 실력이 나올 것이라는 분석이다. 1위를 견제하는 다른 선수들이 이용대-정재성의 플레이 스타일을 공략할 것을 감안해 지금까지와는 달리 최대한 변화를 줄 예정이다. 어쩌면 런던올림픽에서는 그들의 공격적인 화려한 플레이를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베이징올림픽 당시 예선 1차전에서 안타깝게 탈락한 경험은 오래전에 잊었다. 4년간의 경험이 쌓였다. 자신감이 충만하다. 이번엔 남자복식에서 금메달을 노린다.


#1. 인간의 한계를 시험하는 2:4 훈련
런던올림픽을 준비하는 배드민턴 복식조의 훈련은 인간의 한계를 시험한다. 2:2로 게임을 하는 배드민턴 복식 경기는 볼이 워낙 빠르고 강하기 때문에 한 순간의 방심이 승패를 좌우한다.

이용대와 정재성은 2:2로 훈련하지 않는다. 두 선수가 한 코트에 들어가면 네 명의 상대가 그들과 맞붙는다. 네 명 중 앞의 두 명은 굉장히 빠르고 강한 선수, 뒤의 두 명은 스매싱이 폭발적인 선수를 배치시킨다. 이용대와 정재성은 한 시간 반 동안 풀타임으로 2:4의 경기를 소화한다. 쉴 틈이 없다. 끊임없이 뛰어야 한다. 집중력이 필요한 고도의 훈련이다. 체력을 엄청나게 소모한다. 오전에 2시간 30분, 오후에 3시간, 두 차례 진행하는 본훈련이 힘들어 새벽 훈련이나 저녁 훈련도 하지 않는다.

이용대와 정재성 선수가 처음 파트너를 시작했을 때, 이용대는 전위를 맡고, 정재성은 후위를 맡았다. 이용대 선수의 네트플레이는 세계 최고 수준이었지만 파워가 약간 부족했기 때문이다. 상대팀은 여지없이 그들의 단점을 파고들면서 이용대 선수를 뒤로 빼고, 정재성 선수를 앞으로 끌어들이는 작전을 쓰곤 했다.

“제가 후위 공격을 보완하기 위해 노력을 많이 했고, 재성이 형도 네트플레이를 많이 하다보니까 더블플레이를 잘하게 되었고, 성적이 좋아졌습니다.”

이제는 이용대 선수의 파워에 오히려 상대팀에서 당황할 정도다. 정재성 선수도 뒤에서 이용대 선수가 받쳐준다는 확신을 가지고 앞에서 차분하게 경기를 펼친다. 7년째 호흡을 맞춘 두 선수는 이제 코트의 어디에 서있어도 든든하게 서로를 느낀다.




#2 : 역대 복식조와의 상상 맞대결
역대 배드민턴 남자 복식조에서 제일 존경하는 팀을 묻는 질문에 이용대 선수와 정재성 선수 모두 ‘김동문-하태권’ 조를 꼽았다.

“선배님들이 워낙에 잘하셔서 그 분들을 보며 실력을 연마해 왔죠. 굉장히 존경합니다.” 이용대 선수의 대답이다.

“하태권 선배는 굉장히 활발하고 적극적이고, 김동문 선배는 섬세하고 전략적이었죠. 그런 두 선수가 하나가 되었을 때 엄청난 시너지를 발휘했어요. 선배들과 게임을 했을 때 굉장히 강하다는 걸 느낄 수 있었죠. 선배이기 전에 같은 선수로서도 성실하게 노력하는 모습을 보면서 항상 본받아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제 우상이었죠.” 정재성 선수는 선배 선수들을 떠올리며 존경을 표했다.

만약에 지금 김동문-하태권 선수가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면, 그 두 사람과 지금의 이용대-정재성 선수가 맞붙었을 때 어느 쪽이 이길까?

“그 분들의 전성기라면 저희가 안될 것 같지만 만약에 붙는다면 저도 최선을 다할 거예요. 그러면 막상막하? 누가 이길지 모르는 경기니까요. 계속 듀스?” 역시 승부욕이 강한 이용대 선수다운 대답이다. 막상막하라고 대답은 했지만 절대로 지지 않겠다는 표정이다.

“선배들이 지금 저희와 똑같은 상황이라면 저희가 질 겁니다. 코트 내에서 장신을 잘 이용했기 때문에 신체조건에서 차이가 꽤 나는데다 선배들이 파워가 엄청 강했어요. 저희가 좀 어렵지 않았을까요? 아무래도 6:4 정도로 저희가 졌을 것 같아요.” 선배들과 맞대결을 해보았던 정재성 선수는 아무래도 겸손한 대답이다.


#3 : 여자 친구요? 저도 사람이다 보니까...
이용대는 태릉선수촌의 동갑내기 친구들과 잘 어울려 지낸다. 올해 24살인 용띠 친구들이다.

“선수촌에 있다 보니 왕기춘 선수나 모태범 선수 같은 다른 종목의 동갑내기 선수들과 두루두루 친해져요. 서로 훈련은 어떤지, 여자 친구는 있는지 농담처럼 이런 얘기하면서 재미있게 지내죠.”

국민 남동생이자, 윙크 왕자인 이용대도 ‘여자친구’라는 주제로 수다를 떤다. 그의 이상형은 잘 웃고 밝은 성격의 여자다. 자신이 무뚝뚝하기 때문에 옆에서 많이 웃어주면 힘이 날 것 같다는 생각이다. 혹시 몰래 여자 친구를 숨겨두진 않았냐고 물었더니, 아니라며 쑥스러운 듯 미소를 지었다. “그냥, 뭐, 저도 사람이다 보니까...” 라며 심중의 이야기를 꺼내놓나 싶더니, “이대로 기사 쓰시는 거죠?” 라며 하하 웃어넘긴다.

“여자 친구는... 너무 바쁘다 보니까, 네, 많은 분들이 잘 모르시는데 배드민턴 시합이 워낙 많거든요. 그래서 없습니다.” 웃음이 가시지 않은 채로 이용대는 모범생처럼 또박또박 정리한다. 여자 친구가 생기면 공개 연애를 할 생각은 있냐고 묻자 “그 여자 분이 괜찮다고 하시면요.” 라며 이번에도 정답을 얘기한다.




#4 : 진정으로 배드민턴을 사랑하는 남자
이용대는 도전을 즐긴다. 배드민턴은 항상 즐겁고, 항상 재미있다. 훈련이 아무리 힘들어도 늘 재미있다고 느끼는 걸까.

“네, 항상 재미있고, 항상 즐기고 싶어요. 아직까지는 땀흘리는 게 좋아요. 땀 흘리는 게 싫어진다면 그만둬야겠죠.”

그는 진정으로 배드민턴을 사랑하는 것이 분명했다. 숨이 턱까지 차오르는, 근육이 끊어질 것 같은 순간을, 자신의 한계에 도전하는 순간을 사랑하고 있었다.

“제가 올림픽을 한 번 나가보았기 때문에 주위에서 ‘너는 뭐, 그만해도 괜찮겠다’는 말씀을 하실 때가 있어요.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더 열심히 해요. 만족하는 순간 더 이상 발전이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항상 발전하려고 노력해요.”

발전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처럼 매력적인 사람이 또 있을까. 이용대 선수는 지난 올림픽의 금메달에 만족하지 않고, 세계랭킹 1위에 안주하지 않는다. 런던올림픽에서 다시 한번 그의 깜짝놀랄 세리모니를 보고 싶다.


#5 : 이용대와 정재성의 마지막 한마디
정재성 : 용대야. 지금까지 파트너로서 너와 오랜 시간을 달려왔다. 6살이나 많은 형한테 묵묵히 잘 따라줘서 고맙고, 다른 생각하지 않고 배드민턴에 집중해줘서 너무나 고맙다. 나의 파트너이기 전에 나의 동반자인 용대야. 이번 런던올림픽에서 좋은 결실을 맺고 같이 웃을 수 있으면 좋겠다. 네가 최고의 선수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말, 꼭 해주고 싶다.

이용대 : 형, 이번이 우리가 나란히 같이 나가는 마지막 올림픽이에요. 그래서 저는 진짜 많이 노력할 거고, 열심히 할 테니까 우리 꼭 런던에서 제일 높은 곳에 설 수 있도록 파이팅해요. (그리고 이건 여담인데요, 남자복식 말고 혼합복식도 가능성이 있어요. 베이징에서도 혼합복식에서 기대하지 않은 금메달을 땄거든요. 남자복식에 더 애착이 가는 건 사실이지만 제가 출전하는 경기인 만큼 열심히 준비해서 도전할 겁니다.)




인터뷰&진행 : 배나영
영상&사진 : 정민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