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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 베이스볼] '왕년의 홀드왕' 조웅천 SK 코치

정민건TV 2013. 6. 14. 09:57

 

[ⓜ 더 베이스볼] '왕년의 홀드왕' 조웅천 SK 코치

 

모든 지도자의 꿈은 '사령탑'에 오르는 것이다. 하지만 감독 자리는 한정돼 있다. 그리고 그곳에 오르기 위해서는 먼저 코치로서 능력을 인정받아야 한다. 또 요즘에는 전문분야에서 인정을 받으면 '명장 코치'로서 대우를 받는 시대가 됐다. 비록 환경은 열악하지만 미래의 사령탑을 꿈꾸며 지도자의 능력을 발휘하고 있는 코치들의 세계를 살펴본다.

이번 호에서는 선수 시절 '홀드왕'으로 맹활약하며 현대와 SK 우승에 기여했고 지금은 SK에서 활동하고 있는 조웅천(42) 코치를 만나 네티즌들의 궁금증 등을 알아봤다. 더 상세한 내용은 포털사이트 다음에서 동영상으로 만나볼 수 있다. [편집자주]

SK 불펜진이 예전만 못하다고 하는데, 현실적으로 어떤 상황인지?

경험과 기술적으로 뛰어난 투수들이 많아 SK가 워낙 불펜진이 강한 팀이었다. 하지만 경험있는 선수들이 빠져나가면서 예전만 못하다. 그러나 이제는 새로운 얼굴들이 경험과 게임운영능력이 쌓이면서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조만간에 자리를 잡을 것으로 믿고 있다.

류현진은 미국에서 승승장구 하고 있는데, 김광현은 상대적으로 돋보이지 못하고 있다. 김광현의 현재 상태는?

컨디션과 구위는 정상이다. 류현진과 함께 대표팀에서 활약했던 에이스다. 자신감만 되찾으면 곧 정상으로 돌아올 것이다.

무명 시간이 길었는데, 버틸 수 있었던 힘은?

긍정적인 사고가 중요했다. 해낼 수 있다는 긍정적 사고를 갖고 꾸준히 연습을 통해 기량을 연마했다. 태평양 시절 나처럼 긴 무명생활을 이겨내고 정상급 투수로 성장한 (정)명원(현 두산 투수코치)이 형이 옆에서 많이 도와줬다. 명원이 형이 멘토였다.

초대 홀드왕인데 홀드의 중요성 등에 대해서 말해줄 수 있나?

홀드부문이 생기기 전까지만 해도 선발 투수와 마무리 투수에 비해 중간 투수들에 대한 중요성 등이 떨어졌다. 하지만 홀드 부문이 생기면서 중간 투수들에 대한 대우 등이 많이 나아졌다. 홀드가 처음 생겼을 때 '내가 한번 타이틀을 따내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팀이 승리하기 위해선 불펜 투수들의 중요성이 더 커지고 있고 좋은 대우를 받는 시대가 됐다.

통산 813경기에 출장했는데 몸 관리에 비결이 있었나?

담배는 예전에 잠깐 했지만 술, 담배를 전혀 안한다. 유연성을 원래 타고난 것 같다. 몸이 빨리 풀리는 스타일이어서 불펜대기 때 많은 공을 던지지 않았다. 입이 짧은 편이지만 특별히 가리는 음식은 없다. 남들처럼 보약 같은 것을 먹어본 적이 없다.

류택현-최향남 같은 40대 투수들이 아직까지 활동하는데 종종 현역 마운드에 대한 추억이 떠오르지 않는지요?

몸관리만 잘하면 얼마든지 오래 선수생활을 할 수 있다. 미국이나 일본은 40대 중반 투수들이 꽤 있지 않나. 가끔씩 마운드에 오르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내가 너무 빨리 은퇴하지 않았나하는 생각도 하곤 한다. 체력적으로나 기술적으로 복귀해도 문제는 없을 듯하다. 하지만 정신적으로 '내가 다시 해낼 수 있는가'에 대한 의문이 생겨 복귀는 힘든 일이다.

구원투수는 항상 위기의 순간에 출전하는데, 솔직히 떨리진 않았는지?

항상 떨렸다. 하지만 최대한 긴장을 풀고 여기서 막아야 한다는 마음으로 마운드에 올랐다.

예전보다 위력있는 언더핸드 투수가 리그에 많이 없는 것 같다 그 이유가 있다면?

아무래도 옆구리 투수는 정통파에 비해 활용도가 많지 않다. 또 한 시즌 잘 던지면 다음 시즌 부진하는 등 기복이 있다. 또 스피드가 없으면 한 번 타순이 돌면 맞아나간다. 그래서 선발 투수보다는 불펜에서 뛰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지금은 임창용처럼 옆구리 투수들도 스피드가 좋아져 선발로도 충분히 활동할 수 있다.

2003년 삿포로 아시아선수권 대회는 아픈 기억으로 남아있을 것 같다. 당시 갑작스런 호출로 컨디션이 안 좋았다는 이야기도 있었는데 부진의 원인을 밝힐 수 있나?

2003년 한국시리즈가 끝난 뒤 제주도로 가족여행을 갔을 때 대표팀 합류를 통보받았다. 인천 훈련구장서 간단히 연습을 하고 대표팀에 합류했다. 연습량도 절대 부족한 상태인데다 목에 담까지 걸려 컨디션이 최악이었다. 김재박 감독이 믿고 뽑아주셨는데 기대에 못 미쳐 아직도 가슴 속에 큰 아픔으로 남아 있다.

아들인 승원이가 농구 선수인데 운동선수를 하는 것에 반대는 안 했는지? 승원이에게 아버지가 가지고 있는 꿈은? (국가대표?)

원래 야구를 시켰는데 싫증을 내서 그만뒀다. 공부를 하면서 유소년 농구클럽에서 뛰었는데 농구를 하고 싶다고 해서 "돌아가신 아버지가 내게 그랬듯이 '후회하지 않을 자신이 있냐. 아버지 원망하지 않겠나'고 묻고 그러겠다고 해서 시키게 됐다. 운동신경이 뛰어난 것 같다. 국가대표나 프로스타로 성장하는 것보다는 운동을 통해 남을 배려할 줄 아는 사람이 되는 것이 중요하다. 재능이 있으므로 열심히 후원해줄 생각이다.

현재도 묵묵히 불펜을 지키고 있는 불펜투수들에게 희망의 메시지 부탁 드려요.

체력적으로 힘든 자리이지만 그래도 보람도 많은 포지션이다. 팀 운용에 꼭 필요한 자리라고 생각해야 한다. 스피드보다는 제구가 뒷받침돼야 한다. 제구력에 신경 쓰면 중간 투수로 성공할 수 있다. 여기에 자기만의 확실한 변화구 승부구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내 뒤에 좋은 투수들이 있다고 생각하고 내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면 된다. 중간 투수들도 대우받는 시대이므로 더 힘내기를 바란다.

글 박선양 OSEN 기자 / 사진 OSEN

※ KBO가 만드는 월간 야구 매거진 [더 베이스볼] 6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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