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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아공人터뷰 스페셜3] 대표팀 중원 지휘 '기성용 선수'

정민건TV 2010. 6. 9. 11:25

 

[ⓜ 남아공人터뷰 스페셜3] 대표팀 중원 지휘 '기성용 선수'

 

<본 인터뷰는 대한축구협회(KFA)와 DAUM이 지난 9월부터 공동 기획한 '월드컵 특집 人터뷰' 시리즈의 한 부분으로서 이번 남아공 월드컵에 참가하는 태극전사들을 스페셜로 다시 재편집하여 게재하는 영상과 기사입니다.> 

 

 '한국축구의 미래' 기성용 선수(20, 서울)입니다. 기성용 선수는 순천중앙초와 존폴고(호주)를 거쳐 서울에 입단했으며, 내년 1월 스코틀랜드의 명문 클럽 셀틱으로의 이적을 앞두고 있습니다.

KFA의 유소년상비군 시스템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2000년에 U-12 대표상비군에 선발되었고, 이후 2004년 U-16 대표팀의 일원으로 AFC U-16 챔피언십에 참가한 바 있습니다. 2006년과 2007년에는 일명 '황금세대'로 불리웠던 U-20 대표팀의 일원으로 AFC U-19 챔피언십과 FIFA U-20 월드컵에 참가해 주목을 받았습니다.

U-20 월드컵 이후에는 올림픽대표팀에 선발되어 2008 베이징 올림픽을 경험했으며, 2008년 9월 5일 요르단전에서 A매치 데뷔전을 치르며 국가대표팀에서도 본격적으로 활약하고 있습니다. 현재 A매치 통산 16회 출장해 4골을 기록 중이며, 작년 9월 10일 북한과의 남아공월드컵 최종예선에서 A매치 데뷔골을 터트린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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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2010 남아공 월드컵도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월드컵을 기다리는 심정은 어때요?

그냥 생각 없이 지내다가도 월드컵에 간다는 것에 대해서 한 번씩 떠오르거든요. 제가 갈지 안 갈지는 아직 모르지만, 만약 월드컵에 나가게 된다면 한 번 더 발전할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요. 월드컵이란 무대는 제가 지금까지 나갔던 그 어떤 무대들보다 더 뛰어난 선수들이 나올 것이고, 더 많은 사람들이 주목할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월드컵이 저를 한 단계 발전시킬 수 있으리라 생각하고, 기대하고 있어요.
목표를 말한다면 현실적으로 16강에 들고 싶어요.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골을 넣었으면 좋겠고요. 그러면 더 바랄 것이 없을 것 같아요.

 

이청용 선수와의 질긴(?) 인연도 이 시절부터죠?(웃음) 처음 봤을 때의 이청용 선수는 어떤 느낌이었어요?

청용이를 처음 봤을 때 정말 인상 깊었어요. 당시 청용이는 최전방 공격수였는데, 수비수 1~2명은 쉽게 제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죠. 체구는 말랐는데, 기술도 있고, 한국 선수 같지 않았어요. 유연하고 드리블하는 것도 남미 선수의 느낌이었죠. 그 때도 청용이와 요한이가 팀의 주축이었어요. 요한이가 주장이었고요. 아무튼 상당히 인상 깊었습니다.

 

 

미드필더 입장에서 패스할 공간으로 잘 움직이고, 패스를 잘 받아주는 선수들이 정말 고마울 겁니다. 어떤 선수가 가장 기성용 선수의 패스를 잘 받아줍니까?

일단 청용이와 가장 호흡이 잘 맞아요. 윙이지만 움직임이 상당히 좋고, 사이드에서 변화를 많이 주기 때문에 미드필더인 제 입장에서는 상당히 편해요. 그리고 공격수 중에서는 주영이 형이나 근호 형이 편해요. 두 형 모두 스피드가 뛰어나고 수비 뒷공간으로의 움직임이 좋거든요. 미드필더 입장에서는 나와서 받는 것보다 수비 뒤쪽으로 자꾸 움직이는 선수에게 볼을 투입하는 것이 공격에서 더 효율적이고 위협적이라고 생각해요. 두 형 모두 그런 움직임이 좋아요.

 

아무래도 관련해서 이청용 선수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네요. 이청용 선수가 볼턴에서 성공적으로 자리 잡았는데, 친구 입장에서 어떤 마음이 듭니까?

개인적으로는 청용이가 더 좋은 팀으로 갔었으면 했어요. 볼턴이 킥 & 러쉬를 하는 팀이고, 청용이는 기술이 상당히 뛰어난 선수라서 아쉬웠거든요. 더 좋은 팀으로 갔으면 좋았을텐데라는 생각을 했었죠. 그런데 지금 보니까 청용이가 적응을 잘하고 있는 것 같아 너무 자랑스러워요.
또 청용이가 그렇게 해주면서 우리 선수들도 충분히 잘할 수 있다는 생각을 많은 사람들이 갖게 될 것이고, 유럽에서 아시아 선수를 바라보는 인식도 많이 바뀔 거라 생각해서 한국축구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아무튼 청용이에게는 소중한 경험이 될 거라 생각해요.

 

사실 예전만 해도 수비형 미드필더에 가까운 역할이었어요. 그런데 어느 시점부터 좀 더 공격적인 역할을 맡기 시작했죠. 마치 좋아한다는 제라드 선수처럼요.(웃음) 그 시점이 언제이고, 어떤 계기가 있었나요?

올림픽을 다녀와서 느낀 것이 제 자리가 애매하다는 것이었어요. 수비형 미드필더이면 파이터처럼 궂은 일도 마다하지 않아야 하는데 그런 것도 아니고, 공격형 미드필더라고 하기에는 공격가담 횟수가 적었고요. 어떻게 보면 중간에서 피를로(밀란)나 사비 알론소(레알 마드리드)처럼 하는 스타일이었는데, 제 자신을 더 어필할 수 있는 것을 만들고 싶었어요.

이왕이면 수비보다 공격을 하면 더 어필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고, 그 쪽으로 신경을 많이 썼죠. 슈팅 훈련도 많이 하고, 공격적 움직임에 대한 분석도 많이 했고요. 그러다보니 저에게 기회가 왔고, 공격적으로 계속 하다 보니 저에게 찬스가 많이 생기더군요.

 

본인의 포지션에서 가장 중요한 능력은 무엇이라 생각해요? 롤 모델도 있을 것 같은데요. (마농의 샘님)

일단 미드필더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패싱력과 게임을 리드할 수 있는 컨트롤 능력인 것 같아요. 또 미드필더마다 각자 특징이 있지만, 기본적으로 수비형 미드필더는 수비력, 공격형 미드필더는 게임이 풀리지 않을 때 자신이 해결할 수 있는 능력도 갖춰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제 롤 모델은 많은 분들이 아시듯이 스티븐 제라드(리버풀)이고요.

제라드는 지금 리버풀에선 거의 쉐도우 스트라이커처럼 뛰고 있어요. 본인도 그 포지션까지 노려볼 겁니까?(웃음)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한번 도전해보고 싶은 생각은 있어요.(웃음)

 

 

네티즌 질문입니다. 큰 키에도 불구하고 피지컬적인 부분에서 유럽 선수들과 맞서기에는 조금 약해보이는 느낌도 드는데요.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요? (Forza13님)

개인적으로는 그런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웨이트 트레이닝도 하고 있어요. 그런데 저도 어느 정도는 체격적으로 자신이 있기 때문에 피지컬적으로 조금 밀린다고 해서 너무 자신 없어하지는 않아요. 사실 유럽과 한국 선수들은 신체 차이가 크기 때문에 아무리 제가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고 몸을 키운다 해도 한계가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차라리 제 나름대로의 장점을 더 살려서 그 부분을 커버해야할 것 같아요.

 

재미있는 질문입니다.(웃음) TV로 경기를 보면 얼굴 피부가 다른 선수에 비해서 유난히 하얗고 잡티 하나 없으시던데 혹시 따로 관리는 하시는지요? 관리하신다면 비법을 말해주세요. (No59_JungSH님)

제가 옛날에는 피부가 많이 까만 편이었어요. 특별히 관리는 안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선 크림도 바르고, 꾸준히 로션 등을 바르다보니 피부가 옛날보다는 좋아진 것 같아요.(웃음)

 

이제 예전 이야기를 조금 해보죠. 아버지가 기영옥 감독님인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인데요. 그 덕분에 어렸을 때부터 좋은 축구환경에서 성장했을 것 같네요.

아무래도 일반 선수들과는 다른 길을 걸었죠. 아버지가 제가 어렸을 때부터 다른 길을 걷게 하신 것 같아요. 특히 호주 유학은 저에게 많은 도움이 됐어요. 어렸을 때부터 잔디에서 볼을 찼고, 많은 훈련을 하지 않아서 신체적으로 잘 성장할 수 있었죠. 또한 영어를 배워서 유럽 진출하는데 있어서도 불편함이 없게 되었고요. 여러 가지로 축구환경을 잘 만들어주신 아버지가 고마워요.

아버지가 워낙 축구 쪽으로 잘 아시는 분이다보니 가끔은 부담스럽거나 속박 받는 느낌도 있긴 있었을 것 같은데요.(웃음)

뭐 항상 경기도 보러 오시고, 제 머리 위에 계시니까요.(웃음) 어렸을 때는 그 부분이 많이 부담되기도 했어요. 아버지 힘으로 되는 것 아니냐는 말을 들으면 부담스럽기도 했고요. 그러나 이제는 제가 열심히 해서 여기까지 왔기 때문에 그런 생각은 많이 없어졌어요. 지금은 아버지도 예전처럼 많이 말씀해주시지는 않아요. 그래도 축구를 워낙 많이 아시니까 조언을 자주 해주시죠. 요즘은 속박 받는 느낌 같은 것은 별로 없어요.

  

무엇보다 기성용 선수의 킥이나 패스를 보면 무척 빠르고 강해요. 쭉쭉 뻗어나가는 느낌이랄까요. 프리미어리거들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것 같아요. 특별한 비결이 있나요?

어렸을 때부터 킥이나 패스는 자신 있었어요. 그리고 호주에 있을 때 프리미어리그를 굉장히 많이 봤어요. 호주에서는 많이 방송해줬거든요. 그 선수들의 플레이를 많이 시청하면서 영향을 많이 받았던 것 같아요. 저 선수들처럼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죠. 특히 스티븐 제라드(리버풀) 같은 선수를 보면서 저렇게 해야 성공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고, 훈련도 많이 했죠.

한국 선수들의 킥 동작이 상당히 큰데 비해 기성용 선수는 임팩트를 짧게 하면서 탁 끊어서 차는 느낌이랄까요? 그런 것이 있어요.

어렸을 때는 힘이 약했기 때문에 그 부분이 조금 부족했는데요. 이제는 나이도 먹고 힘도 많이 붙었어요. 저만의 노하우를 만들기 위해 노력도 많이 했고, TV를 많이 보면서 연구했던 것 같아요.

 

  

공식질문1. 축구는 (내 인생)이다.
축구를 시작한지 10년 정도 됐고, 앞으로 15년 정도는 더 해야하죠. 그리고 현역에서 은퇴한 이후에도 축구를 잊지 못할 것 같아요. 은퇴 후에도 축구에 관한 일을 더 할 것 같고, 제 인생 끝까지 계속 축구와 인연이 이어질 것 같아요.

공식질문2. 월드컵은 (기회)이다.
월드컵에 가서 잘할 수도, 못할 수도 있어요. 잘하면 더 좋은 선수로 발전하는 것이고, 못해도 제가 뭐가 부족한지, 세계적인 선수들과 어떤 차이가 있는지 느낄 수 있을 거예요. 그것을 통해 한 단계 성장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래서 제 인생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기회가 될 것 같아요.

 

 

 ☞ 인터뷰: 이상헌 / 영상: 정민건.김희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