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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준희 샤우트풋볼256] 유로2012 죽음의 조 탄생, 역대 레벨 사례는?

정민건TV 2011. 12. 8. 04:11

 

[ⓜ 한준희 샤우트풋볼256] 유로2012 죽음의 조 탄생, 역대 레벨 사례는?

 

 유로 2012 최고의 죽음의 조로 불리고 있는 B조. 네덜란드, 독일, 포르투갈, 덴마크로 구성됐다. 이 조는 피파 랭킹 2위(네덜란드), 3위(독일), 7위(포르투갈), 11위(덴마크)가 함께 몰려 있어 ‘평균 랭킹 5.75위’의 위용을 자랑한다. 이 수치는 가히 역대 레벨이라 할 만하다.

물론 ‘죽음의 조’의 정의는 기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예를 들어 이번 유로 조편성의 A조(폴란드, 러시아, 그리스, 체코)와 같이 뚜렷한 세계적 강호는 존재하지 않지만 네 팀 모두가 엇비슷한 조별리그 통과의 희망을 지니는 경우들이 있다. 어쩌면 이러한 유형의 조야말로 사실상 더 첨예한 죽음의 조라는 관점이 충분히 가능하다.

 하지만 이번 < 샤우트풋볼 >에서는 범위를 다소간 좁혀, 축구사에 기록될 만큼 ‘강자’들이 운집했던 유형의 죽음의 조를 살펴본다. 이번 회는 특히 ‘유로’ 대회의 역사에 집중된다.

 

 

1. 유로 2008 C조 : 프랑스, 이탈리아, 네덜란드, 루마니아
- 평균 피파 랭킹 8위.
- 2006 독일월드컵의 우승팀(이탈리아), 준우승팀(프랑스)을 포함한 조. 게다가 루마니아가 이미 예선에서 네덜란드를 이기고 올라왔던 팀이어서 긴장감이 더욱 고조됐다.
- 하지만 결과는 마르코 반 바스텐의 네덜란드가 세 경기에서 무려 9골을 터뜨리며 3전 전승으로 1위를 차지한 반면, 이탈리아와 프랑스는 졸전을 거듭했다. 결국 이탈리아가 1승1무1패로써 네덜란드에 이어 간신히 조별리그를 통과했다.
- 하지만 결국 이 조의 그 누구도 4강 고지에 오르지 못한다. 8강에서 네덜란드는 안드레이 아르샤빈이 맹활약한 러시아에 연장전 끝에 패배, 이탈리아는 스페인에 승부차기로 패한다.

 

2. 유로 96 C조 : 체코, 독일, 이탈리아, 러시아
- 평균 피파 랭킹 5.5위. 피파 랭킹이 생겨난 1993년 이래 유로 본선 조별리그에서 가장 높았던 평균 랭킹의 조. 체코(2위), 독일(3위), 이탈리아(7위), 러시아(10위). 네 팀 모두가 10위권에 들어있었던 유일한 유로 대회의 조이기도 하다.
- 결과는 독일이 2승1무로 1위. 체코와 이탈리아가 1승1무1패 동률을 이뤘으나 상대전적에 의해 체코가 조별리그를 통과했다. 94 월드컵 준우승국 이탈리아에겐 체코 전 맞대결 패배가 치명적이었고, 체코는 마지막 러시아 전을 극적인 무승부로 마무리함으로써 8강에 진출할 수 있었다.
- 이 조는 결국 독일과 체코가 결승전에서 다시 조우함으로써 그 강력함을 입증했다. 독일은 교체멤버 올리버 비어호프가 메이저 대회 첫 골든골을 터뜨리며 팀의 우승을 이끌었다.

 

3. 유로 2000 D조 : 네덜란드, 프랑스, 체코, 덴마크
- 평균 피파 랭킹 9.75위. 프랑스(2위), 체코(3위), 덴마크(13위), 네덜란드(21위).
- 하지만 이 조는 두 경기까지 진행한 결과 월드컵 우승국 프랑스와 공동개최국 네덜란드가 모두 2승을 거둠으로써 조별리그 통과 팀이 조기에 확정되어 버린다. 마지막 경기에서 프랑스는 지단, 블랑, 바르테즈, 튀랑, 리자라주, 데샹, 앙리 등을 모두 벤치에 앉힌 채로 네덜란드와 대결, 2-3으로 패배한다. 상대적으로 네덜란드는 주력 선수들로써 이 경기에 임했다.
- 포르투갈과의 준결승, 이탈리아와의 결승전에서 모두 연장전까지 치르는 쉽지 않은 승부들을 펼치기는 했으나 프랑스는 월드컵에 이어 이 대회 우승까지 거머쥠으로써 결국 당대 최고의 팀으로 우뚝 섰다.

 

4. 유로 88 A조 : 서독, 이탈리아, 스페인, 덴마크
- 전통의 세 축구 강국과 당대의 다크호스 덴마크가 한 조를 이뤘다. ‘다이너마이트’로 불렸던 덴마크는 유로 84에서 4강에 올랐던 바 있고 86 월드컵에서는 조별리그 선풍을 일으키기도 했던 팀. 86 월드컵에서 서독은 준우승, 스페인은 8강, 이탈리아와 덴마크 또한 16강을 밟은 팀들이었다. 따라서 이 조의 긴장감은 고조될 수밖에 없었다.
- 하지만 뚜껑을 열어본 결과 다소간 세대교체기를 맞고 있었던 덴마크는 2년 전 만큼 강하지 않았다. 스페인은 이탈리아와의 결정적 한 판에서 핵심 선수 미첼이 당시 19세였던 파올로 말디니의 수비에 묶여버리면서 0-1 패배를 당했다. 개최국 서독과 이탈리아가 2승1무를 기록, 조별리그를 통과해 4강에 올랐으나 두 팀 모두 결승행에는 실패한다.

 

5. 유로 80 B조: 이탈리아, 잉글랜드, 스페인, 벨기에
- 유로 대회가 처음으로 8팀을 둘로 나눈 ‘조별리그’ 시스템을 적용하기 시작한 대회. 따라서 유로에서의 죽음의 조 또한 이 대회에서부터 탄생했다고 보면 된다.
- 따라서 전통의 축구 강국 세 팀과 벨기에로 구성된 이 조는 유로 역사상 최초의 죽음의 조로 간주될 만하다. 특히 이 당시의 벨기에가 벨기에 축구의 가장 좋았던 시절을 열어젖힌 바로 그 시기였기에 그러하다. 벨기에에서는 골키퍼 쟝-마리 파프가 26세, 수비수 에릭 게레츠가 26세, 공격수 에르빈 반덴버그가 21세, 그리고 벨기에 축구사의 슈퍼스타 얀 쾰러만스가 당시 나이 23세였다.
- 죽음의 조답게 벨기에 대 잉글랜드, 스페인 대 이탈리아의 첫 경기들이 모두 무승부로 끝났다. 하지만 두 번째 경기에서 명암이 엇갈렸다. 벨기에가 스페인에, 이탈리아가 잉글랜드에 승리를 거뒀다. 벨기에는 마지막 경기에서 이탈리아와 비기며 두 팀 1승2무 동률을 이뤘으나 다득점에 의해 조 1위로 결승전에 직행하게 된다(당시에는 준결승이 없었다).
- 벨기에는 결승전에서 함부르크 베테랑 호어스텐 흐루베쉬가 경기 초반과 막판 두 골을 잡아낸 서독에 1-2로 아쉽게 패배, 준우승을 차지한다. 당시의 서독은 베른트 슈스터, 칼 하인츠 루메니게, 한지 뮐러, 한스-페터 브리겔, 울리 슈틸리케, 만프레드 칼츠 등이 포진한 막강한 팀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