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준희 샤우트풋볼255] 동화 같은 전설 노팅엄 포리스트!
이론의 여지없이 '당대 최고', 혹은 '역대 최고들 중 하나'로 불리고 있지는 않더라도 틀림없이 살펴볼 가치가 있는 축구사의 유의미한 강호, 아쉬웠던 강호들에 관해 알아보는 샤우트풋볼 시리즈.
- 마라도나의 나폴리 (한준희 샤우트풋볼 239, 240)
- 돈 레비의 리즈 유나이티드 (한준희 샤우트풋볼 242)
- 로바노프스키의 디나모 키에프 (한준희 샤우트풋볼 243, 244)
- 뮌헨보다 화려했던 뮌헨글라트바흐 (한준희 샤우트풋볼 247)
- 닐스 리드홀름의 로마 (한준희 샤우트풋볼 248)
- 아약스의 라이벌 페예노르트 (한준희 샤우트풋볼 253)
- ‘오렌지 삼총사’와 쿠만의 네덜란드 (한준희 샤우트풋볼 254)
(지난 회들에 이어)
오늘은 2부리그로부터 승격해 초스피드로 유럽 챔피언 2연패까지 달성했던 ‘동화 같은 전설’ 노팅엄 포리스트(1977-80)에 관한 이야기가 이어진다.
- 1976/77 시즌, 노팅엄 포리스트는 2부리그 3위를 차지하면서 잉글랜드 1부리그로 승격한다. 그리고 곧바로 77/78 시즌 포리스트는 1부리그 챔피언 자리에 등극하는 이변을 연출한다. 장구한 잉글랜드 리그 역사 속에는 2부로부터의 승격 후 곧바로 1부 우승을 차지했던 몇몇 기록들(리버풀, 에버턴, 토트넘, 입스위치 타운 등)이 있지만, 포리스트 이후로는 이러한 유형의 놀라운 기록은 더 이상 나타나지 않고 있다.
- 1975년 1월 잉글랜드 리그사의 독특한 괴짜 명장(오만하면서도 위트 넘치는 많은 어록들을 남겼다) 브라이언 클러프가 포리스트에 부임하면서 그 ‘동화 같은 전설’이 시작됐다. 더비 카운티의 명장이었던 클러프는 자신의 라이벌 돈 레비의 후임으로 리즈 유나이티드에 부임했다가 44일만에 지휘봉을 내려놓은 상태였다(한준희 샤우트풋볼 242).
- 클러프는 2부리그 시절부터 포리스트가 이미 괜찮은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음을 정확히 파악했다(대표적으로 존 로버트슨, 비브 앤더슨, 마틴 오닐, 토니 우드콕). 여기에 클러프는 자신이 지도했던 더비, 리즈 출신 선수들(존 맥거번, 아치 게멀, 존 오헤어 등)을 데려와 전력을 보강했고 리버풀(래리 로이드), 버밍엄(케니 번스, 트레버 프란시스) 등으로부터도 양질의 선수들을 영입했다.
-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포리스트 클럽 역사에 영원히 아로새겨질 대표적인 영입은 골키퍼 피터 쉴턴이었다. 쉴턴은 1970년에서 90년까지 20년에 걸쳐 잉글랜드의 수문장으로 활약했던 당대의 세계적 골키퍼. 클러프와 코칭스태프는 쉴턴이 포리스트에 승리를 가져다 줄 것이라 믿었고, 그 믿음은 사실로 증명됐는데 포리스트는 77/78 시즌 42경기에서 단 24골만을 실점했을 뿐이었다.
- 클러프는 자신이 선호하는 4-4-2 포메이션에 적합한 선수들로 팀을 구성하는데 성공했다.
- 앤더슨(잉글랜드 최초의 흑인 국가대표)과 같은 공격력을 갖춘 풀백이 공격을 지원했고, 양 측면 미드필드에는 정교한 패스와 드리블 능력을 지닌 로버트슨(어쩌면 포리스트 팬들에게 역대 최고의 선수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언제나 성실한 사나이 오닐이 있었다.
- 중앙 미드필드의 아치 게멀은 1978년 월드컵에서 월드컵 역사에 오래도록 남을 멋진 골을 터뜨렸던 사나이로도 유명하다. 조별리그에서 스코틀랜드가 네덜란드를 3-2로 물리친 경기에서 게멀이 터뜨렸던 절묘한 드리블 골은 스코틀랜드가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기록한 가장 멋진 골일 공산이 크다. (게멀은 그의 포리스트 동료들인 로버트슨과 케니 번스, 그리고 리버풀의 케니 달글리시, 그래엄 수네스 등과 더불어 스코틀랜드 축구의 괜찮았던 시절을 상징하는 인물들 중 하나라 할 만하다.) 게멀은 활동량과 꾸준함, 드리블 능력, 패싱력을 겸비한 미드필더였다. 중앙 수비수 번스 역시 스피드와 제공권, 태클이 모두 좋은 양질의 수비수였다.
- 측면과 중앙을 가리지 않는 프란시스는 순간 가속과 찬스 포착에 능한 공격수였으며(훗날 삼프도리아에서도 활약), 아스널 및 분데스리가 쾰른 선수로서도 유명한 우드콕은 안정적인 테크닉과 지능, 민첩성을 겸비한 공격수였다. 젊은 공격수 개리 버틀스 또한 만만찮은 득점력을 과시했다.
- 리그 우승을 거머쥔 포리스트는 78/79 시즌 드디어 유러피언컵 무대를 밟게 된다. 1라운드에서 디펜딩 챔피언이자 강력 우승후보였던 리버풀을 2-0으로 물리친 포리스트는 특히 준결승전에서 분데스리가 강호 쾰른을 득점합계 4-3으로 누르고 결승에 진출한다. 포리스트는 1차전 홈경기에서 0-2로 끌려가던 경기를 3-3으로 마무리했고, 원정 2차전에서는 오히려 1-0 승리를 거뒀다. 결승전에서는 다소간 의외의 결승 상대였던 스웨덴의 말뫼를 프란시스의 결승골로 누르고 감격의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 이듬해 유러피언컵 결승전의 상대는 당대 정상급 반열로 꼽힐만한 함부르크였다(한준희 샤우트풋볼 230). 당시 함부르크에는 케빈 키건과 펠릭스 마가트, 만프레드 칼츠, 호어스트 흐루베쉬, 디트마 야콥스, 카스파 메머링 등이 포진하고 있었고 이미 준결승에서 레알 마드리드를 득점 합계 5-3으로 무너뜨렸기에 외관상 더 강력한 우승후보는 함부르크다. 그러나 존 로버트슨의 예리한 한 방은 포리스트의 유럽 챔피언 2연패를 가능케 했다. 이 2연패는 잉글랜드 클럽사의 유이한(리버풀과 더불어) 유럽 2연패로 기록된다.
- 짧고도 강렬했던 노팅엄 포리스트의 이 시기 트로피 모음: 1978 잉글랜드 리그 우승. 1979, 80 유러피언컵 우승. 1979 유러피언 슈퍼컵 우승(대 바르셀로나). 1978, 79 잉글랜드 리그컵 우승.
- 다만 이 포리스트는 역대 반열의 팀으로 기록되기엔 ‘깜짝 이변’과도 같이 전성기가 너무도 짧았을 뿐 아니라, 그들의 전성기가 역대 레벨인 리버풀 전성 시대의 부분집합이라는 측면이 결정적으로 포리스트를 1인자 클럽으로는 보이지 않게끔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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