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준희 샤우트풋볼254] 역대 최강 반열에 미치지 못한 오렌지군단!
축구사의 역대 최강 반열로 평가 받기에는 다소 부족했던, 하지만 축구사의 유의미한 팀들에 관해 알아보는 한준희의 샤우트풋볼 시리즈.
- 마라도나의 나폴리 (한준희 샤우트풋볼 239, 240)
- 돈 레비의 리즈 유나이티드 (한준희 샤우트풋볼 242)
- 로바노프스키의 디나모 키에프 (한준희 샤우트풋볼 243, 244)
- 뮌헨보다 화려했던 뮌헨글라트바흐 (한준희 샤우트풋볼 247)
- 닐스 리드홀름의 로마 (한준희 샤우트풋볼 248)
- 아약스의 라이벌 페예노르트 (한준희 샤우트풋볼 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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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1988년 유럽선수권을 제패했으나 그것이 전부였던 네덜란드 대표 팀(1987-1990)에 관한 이야기.
- 유로 88 우승. 1990 월드컵 16강이 이 시기 네덜란드가 얻은 기록의 전부. 이른바 ‘오렌지 삼총사’와 로날드 쿠만으로 대표되는 이 네덜란드 팀은 유로 88 우승의 역사를 이루기는 했으나, 이후의 행보에 있어 기대치에 미달하며 결국 역대 반열 최강팀과는 거리가 있는 모습으로써 한 세대를 마무리했다.
- 1982 월드컵, 유로 84, 1986 월드컵 지역 예선에서 연이어 본선 진출 실패의 고배를 마신 네덜란드. ‘토털풋볼’을 앞세우며 1974, 78 월드컵에서 연속 준우승을 거머쥔 일도 옛 추억이 되고 있었다. 하지만 ‘토털풋볼의 원조’ 리누스 미켈스가 1986년 다시금 네덜란드 감독으로 돌아오고(미켈스의 세 번째 네덜란드 지휘봉), 루드 굴리트, 마르코 반 바스텐, 프랑크 레이카르트, 로날드 쿠만과 같은 재능 만점 선수들이 마침내 궤도에 오르게 되면서 네덜란드는 요한 크라이프 세대 이후 또 한 번의 황금 세대를 맞이하게 된다.
- 특히 반 바스텐과 굴리트의 공격 조합, 레이카르트와 쿠만의 수비 조합이야말로 이 황금 세대의 상징이었다. 유려한 발재간와 놀라운 마무리 솜씨를 과시하는 반 바스텐, 패스, 드리블, 득점, 뛰어난 신체 능력에 이르기까지 거의 약점이 없던 올라운드 플레이어 굴리트, 상대의 공격 줄기를 읽고 끊는 능력이 탁월했던 레이카르트와 캐넌 슈터, 프리킥 전문가였던 쿠만은 축구팬들을 흥분케 하기에 충분했다.
- 유로 88에 참여한 네덜란드는 첫 경기에서 또 다른 당대의 강자 발레리 로바노프스키의 소련에 0-1로 패배한다(한준희 샤우트풋볼 244). 같은 조의 잉글랜드도 아일랜드에 첫 경기를 0-1로 패했기에 두 번째 잉글랜드-네덜란드 전은 반드시 서로를 넘어야만 하는 경기였다. 이 잉글랜드 전에서 미켈스는 장기간 부상으로 고생해왔던 반 바스텐을 전격적으로 투입하는 강수를 뒀고, 이 모험은 멋지게 대성공을 거둔다. 반 바스텐은 세 골 모두를 멋지게 장식하는 해트트릭으로써 잉글랜드를 무너뜨렸다. 이것은 반 바스텐의 기념비적 경기들 가운데 하나이며, 그의 스트라이커로서의 완벽성을 잘 증명한 경기다.
- 이 유로 대회는 거장 미켈스의 전술적 역량을 잘 드러냈다. 소련에게 패한 이후 미켈스는 자신의 전통적인 4-3-3 포메이션을 당시 네덜란드 멤버 구성에 좀 더 적합한 4-4-2로 바꾸는 융통성을 발휘한다. 네덜란드는 이후의 네 경기(잉글랜드, 아일랜드, 서독, 소련)를 모두 승리한다.
- 준결승 서독과의 경기는 여러 가지로 의미 있는 한 판이었다. 1974년 월드컵 결승전에서 2-1로 네덜란드에 역전승을 거뒀던 서독은 당시의 에이스 프란츠 베켄바워가 지휘봉을 잡고 있는 팀. 네덜란드는 이 경기를 같은 스코어인 2-1로 승리함으로써 서독에 대한 오랜 숙원을 씻었다. 반 바스텐은 이 서독 전에서도 페널티킥 하나를 유도(서독의 입장에서 보면 다소간 억울했던)했고 멋진 결승골을 잡아냈다.
- 결승전 상대는 대회 첫판에서 패배를 안겼던 강호 소련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네덜란드에 반 바스텐이 있었던 반면, 오히려 소련에서는 중요한 스위퍼 올레흐 쿠즈네초프가 경기에 나설 수 없었다. 경기의 양상 또한 첫판과는 다르게 진행됐다. 굴리트의 헤딩골로 앞서가던 네덜란드는 반 바스텐이 축구사에 오래도록 기억될 만큼 멋진 발리킥을 성공시킴으로써 2-0 리드를 굳힌다. 곧이어 소련은 네덜란드 수문장 한스 반 브로이켈렌의 파울에 의해 추격할 수 있는 페널티킥을 얻어냈지만 이고르 벨라노프의 낮은 페널티를 반 브로이켈렌이 막아내면서 소련의 추격 희망은 물거품이 됐다. 이 유로의 우승은 네덜란드 축구사의 첫 번째 국가대항전에서의 메이저 트로피였다.
- 유로 88을 우승한 네덜란드는 1990 월드컵에는 우승후보로서 참여했다. 그러나 결과는 대실망이었다. 네덜란드는 조별리그에서부터 3무승부를 거두면서 잉글랜드, 아일랜드에 이어 그야말로 간신히 조별리그를 통과했다. 전반적으로 골이 잘 나지 않는 월드컵이기는 했으나 믿었던 선수들의 컨디션이 저조한 가운데 네덜란드는 극심한 골 가뭄에 시달리고 있었다.
- 그나마 16강전 숙적 서독과의 대결에서 좋은 승부를 펼친 것이 90년 네덜란드의 유일한 업적이었다. 이 서독-네덜란드 경기는 준결승 서독-잉글랜드 전과 더불어 1990 월드컵의 가장 불꽃 튀었던 두 경기라 할 만하다. 이 경기는 ‘레이카르트-루디 푈러’의 동반 퇴장 사건이 벌어졌던 것으로도 유명한데, 사실상 이 퇴장으로부터 더 악영향을 받은 쪽은 네덜란드였다는 생각이다. 레이카르트가 팀 전체에서 차지하는 역할이 푈러가 독일에서 차지하던 역할보다 더 컸던 까닭이다. 결국 여기서는 다시금 서독이 2-1로 네덜란드를 물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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