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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준희 샤우트풋볼262] 최강희 감독의 롤 모델인 레하겔 감독은 누구?

정민건TV 2011. 12. 30. 07:29

 

[ⓜ 한준희 샤우트풋볼262] 최강희 감독의 롤 모델인 레하겔 감독은 누구?

 

- 클럽과 대표 팀 모두에서 성공한 명장들 (2)

 

K리그를 대표하는 명장으로서 리그 발전에 계속 기여할 것이 기대됐던 최강희 감독이 결국 국가대표 감독이라는 가시밭길을 가게 됐다. ‘K리그의 퍼거슨’ 이미지를 만들어가고 있던 와중이기에 아쉬움이 크다. 그러나 어찌됐건 대표 팀과 한국 축구는 중차대한 기로에 서 있는 것이 사실이고, 따라서 최강희 감독과 대표 팀을 위해 모두가 힘을 모아 아낌없는 지원에 나설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다.

축구사를 돌아볼 적에 어떤 지도자가 클럽과 대표 팀 모두에서 성공을 일궈내기란 자체로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분명 그러한 사례들이 있다. <한준희의 샤우트풋볼>에서는 지난 회에 이어 ‘클럽과 대표 팀 모두에서 성공한 감독들’의 사례를 일별하며, 최강희 감독도 그러한 유형의 감독으로 기록되기를 마음 깊은 곳으로부터 기원한다.

 

6. 오토 레하겔 (독일 / 1938~)

 최강희 감독 자신이 롤모델로 꼽기에 주저하지 않는 해외 감독. 그저 그런 클럽 베르더 브레멘을 독일의 명문 강호로 발돋움시킨 주인공. 80년대 초반부터 90년대 중반까지 14년 동안 브레멘의 감독을 역임하며 두 차례 우승과 네 차례의 준우승, 한 차례 컵위너스컵 우승을 일궈냈다. 하지만 카이저스라우테른에서의 기록은 더욱 놀라운 것이었는데, 96/97시즌 2부리그 1위로 승격한 후 곧바로 97/98시즌 분데스리가 타이틀을 거머쥐는 흔치 않은 업적을 일궈낸 것. 분데스리가의 여러 가지 ‘최다 기록’들을 보유한 지도자이기도 하다. 그의 신화는 국가대표 팀에서도 이어졌다. 바로 그리스를 이끌고서 이룩한 유로 2004 그리스의 깜짝 우승. 구식 지도방식으로 비판 받기도 하지만, 승부사 기질에 있어서는 역대 정상급의 감독이라 할 만하다.

 

7. 루이스 펠리페 스콜라리 (브라질 / 1948~ )  (한준희 샤우트풋볼 222 참조)

 코파 리베르타도레스(1995년 그레미우)와 FIFA 월드컵을 모두 거머쥔 유일무이한 기록을 보유한 감독. 그가 지도자 경력에서 성취하지 못한 것 한 가지가 있다면 유럽 클럽 지도자(첼시에서의 7개월 남짓)로서의 성공이다. 그러나 그것 하나를 제외하면 실로 무수히 많은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특히 2001년 6월 브라질 대표 팀에 부임, 역대 최악의 지역 예선을 치렀던 팀을 본선 우승으로 탈바꿈시킨 한일월드컵에서의 우승은 그의 경력의 하이라이트다. ‘3R(호나우두, 히바우두, 호나우지뉴)'의 위세가 한 몫 하기도 했지만, 기본적으로 브라질의 우승은 스콜라리의 3-4-1-2 포메이션 및 질베르투 실바, 클레베르송 등을 중용한 그의 용병술이 멋지게 맞아 떨어진 덕택이었다.

 

8. 거스 히딩크 (네덜란드 / 1946~ )

 그때그때 주어진 선수 자원에 따라 적합한 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소기의 목적 달성 혹은 최선의 성과를 일궈내는 과업에 있어 최고의 역량을 발휘해온 감독. 그만큼 융통성이 있고 변화에 능한 스타일이다. 지도자 초기 PSV를 이끌고 ‘트레블’을 달성하는 업적을 일궈냈으며, PSV에서 모두 6차례 리그 우승을 거머쥐었다. 네덜란드(1998 월드컵 4강)에 이어 대한민국(2002 월드컵 4강), 호주(2006 월드컵 16강), 러시아(유로2008 4강)를 거치며 대표 팀 감독으로서도 매우 인상적인 결과물들을 얻어냈다. 다만 2010 월드컵 지역예선 플레이오프(러시아), 유로 2012 예선 플레이오프(터키)에서는 고배를 마신다.

 

9. 에른스트 하펠 (오스트리아 / 1925-1992)  (한준희 샤우트풋볼 230, 253 참조)

 세계 축구사를 이야기할 때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지도자. 축구사의 ‘다뉴브 학파’ 계열의 지도자로서 토털풋볼의 발전에 크게 공헌한 전술적 명장이다. 페예노르트와 함부르크 서로 다른 두 개의 클럽에서 유러피언컵 정상에 오른 역사상 최초의 감독으로 기록되며, 1978년 클럽 브뤼헤 시절에도 유러피언컵 결승에 올라 준우승을 차지했다. 네덜란드, 벨기에, 독일, 오스트리아 4개의 리그에서 모두 리그 우승과 컵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동시대의 거장 리누스 미켈스보다 다소 떨어지는 자원들을 가지고서도 우수한 결과물을 일궈냈던 그의 솜씨는 틀림없이 존중받아야 한다. 그러한 솜씨는 대표 팀에서도 예외가 아니었는데, 1978년 ,아르헨티나 월드컵에서 네덜란드 대표 팀을 맡아 일궈낸 준우승도 훌륭한 업적으로 평가할 만하다.

 

10. 호세 비야롱가 (스페인 / 1919-1973)

 유로2008 우승 이전 스페인 대표 팀에 단 하나 뿐이었던 메이저 트로피를 안겨준 지도자. 1964년 유로에서 스페인은 루마니아, 북아일랜드, 아일랜드를 차례로 누르고 본선(4강)에 진출한 후, 4강에서 헝가리(플로리안 알베르트가 포함된 팀), 결승에서 소련(레프 야신, 발렌틴 이바노프를 포함한 팀)을 제치면서 정상에 오른다. 비야롱가는 이미 클럽 레벨에서도 큰 성공을 일궈냈다. 레알 마드리드와 함께 한 1956, 57년의 유러피언컵 2연패가 그것이다. 하지만 이 성공은 다소간 폄하되는 의미가 없지 않은데, 알프레도 디 스테파노라는 당대 최고의 사령관을 보유한 당대 최강 레알이 어떠한 감독이 지도하든 우승하지 못할 일이 없다는 주장이 존재하는 까닭이다. 그러나 비야롱가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서 일궈낸 업적은 이러한 주장에 대한 좋은 반박이 된다. 1959년 아틀레티코로 옮겨간 비야롱가는 1960년과 61년 코파 델레이 결승전에서 연거푸 레알을 물리치고 2연패를 이룬다. 또한 그의 아틀레티코는 61/62시즌 컵위너스컵에서도 레스터 시티, 피오렌티나 등을 누르고 우승을 차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