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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절박해지는 조선일보의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보도 행태

정민건TV 2009. 5. 25. 06:04

  

 월요일, 조선일보 편집자가 N포털 메인에 직접 걸어 놓은 기사.... 

 

 

메인 뉴스 제목을 보는 순간 '봉화마을 현장 생방송 도중 화면에 나와서는 안될 사고가 났구나'하고 생각하며 기사를 클릭했다.  

 

 

 

 참.....  이와중에도 MBC의 작은 흠을 내는 기사를 메인에 내보내야 할 만큼 기사가 그렇게 없었는지 정말 의문이다. 

MBC 뉴스데스크에서 봉화마을 현장 연결 도중 기자가 신호를 듣지 못해 응답이 늦은 경미한 사고에 대해...

이를 재빨리 기사로 작성해 송고한 기자와 바로 메인 중앙에 포진시킨 편집자를 보면 조선일보의 처절한 생존본능이 느껴진다. 

 

물론 이렇게라도 지면을 채웠다면 사측은 정말 다행이었을 것이다.

만일 MBC와 조선일보의 매체가 서로 바뀌었다면 많은 이들이 애도하는 순간에도

노무현 보도 기사의 띄어쓰기 실수나 오탈자를 찾아 뉴스에 내보내지 않았을까 추측해 본다.

 

      

오늘자 조선일보 사회면 인기기사로 올라간 Best!  '소년조선일보' 사이트에서 발췌한 것은 아님을 밝힌다.

 

1등 신문을 자처하는 신문사 기자가 봉화마을이 아닌 방구석에서 'MBC 방송사고'와 같은 찌라시 기사를 작성해

메인에 올릴 수 밖에 없었는지.... 이 와중에 꼭 시청자 옴부즈맨을 해야 할만큼 아이템이 절박 했었는지 이해하게 되었다.

 

 

 

 국화 그려주신 신경무 작가의 몇일 전 작품... 

 

 

 

 

 고인의 명복을 비는 만평 옆에 '노 전 대통령을 편히 보내자..(?)'는 오늘자 사설을 읽어 보면...

 

5월 25일자 조선일보 사설 -


"노사모 소속 회원들은 KBS 보도 내용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한때 KBS 중계차를 내쫓기도 하고, 기자들에게 심문하듯 소속 회사를 물으며 신분증 제시를 요구하는 것 또한 경우에 어긋난 행동이다. 노사모가 장례기간에 자원봉사 역할을 맡기로 했다면 그에 걸맞은 예의를 갖춰야 한다. 일부 분향소에서 '이명박 정부 탄핵 서명운동'을 벌이는 것 역시 조문(弔問)의 본뜻을 벗어나는 행동이다.

국민은 노 전 대통령의 급작스러운 서거를 통해 권력과 명예의 부침(浮沈)이 얼마나 허망하고 그걸 쫓으며 증오와 갈등을 엮어내는 일이 얼마나 부질없는 것인지를 절감하고 있다. 노 전 대통령 스스로도 유서에서 "삶과 죽음이 모두 자연의 한 조각 아니겠는가. 누구도 원망하지 마라"고 했다. 그런 노 전 대통령이 자신의 죽음이 또 다른 정치적 혼란이나 사회적 갈등을 부르고 국민 사이에 대립과 분열이 격화하는 계기가 되기를 원치 않았을 것이다."

 

 

  

 

 

사건 직후 조선일보 기사 편집 위치를 잘 보자... 상황 파악이 되기 전에 어떻게 포지셔닝해서 여론 형성을 하려고 했는지 알 수 있다. 

 

 

 

사망 직후 조선일보 메인화면에 걸려있던 헤드라인 제목...  

 

 유서 원문은 "아주 작은 비석하나만 세워주길"이라고 써 있지만 조선 기사 헤드라인을 보면 "마을 구석에 비석하나 세워주길"이라고 뽑혀있다. '아주 작은 비석 하나만 세워주길' '비석 세워주길'은 정말 그 의미가 180도 다르기 때문에 기사의 자질이나 기사를 게이트키핑하는 편집장의 사상을 의심케 한다.

 

 물론 월간조선 대표를 지냈던 조갑제가 노대통령 사망 후에 왜 사람들이 자살을 서거로 표현하냐며 불만 터뜨리고 있는 것을 보면 기본 예를 모르거나 영혼을 파는 집단임을 이해한다.

 

 

 

  애도의 추모글인지 자신들이 탄압을 받았다는 것을 알려 빠져나가려는 것인지...

  10년 가까이 언론과 미디어을 전공했지만 그간 내가 헛공부 했는지 회의감이 들 정도로 1등 신문의 논조를 정말 모르겠다.

 

  노 전 대통령 사망 직후 '노무현 전 대통령의 급작스런 逝去를 애도한다'는 제목의 조선일보 사설.....

 

-5월 23일 사건 당일 사설 -

 구미(歐美) 국가에선 대통령 권력을 견제하는 데 언론의 비판적 기능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노 전 대통령 시절부터 홍위병(紅衛兵)에 가까운 세력들이 시민단체를 가장해 대통령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는 언론에 대한 전방위(全方位) 공격을 퍼부었다. 여기에 권력의 세무사찰 등등의 탄압 방식이 얹혀지면서 언론의 대통령 권력에 대한 감시도 기대하기 힘들만큼 약화됐다. 그 결과 대한민국 대통령 권력은 감시·견제·비판으로부터 해방되면서 결국은 권력 자체의 비리의 무게로 붕괴되기까지 위태위태한 모습을 연출했다.

 

  

29년 전 광주 민주화 운동의 희생자들을 '총을 든 난동자들이 서성거린다'로 쓰면서 이들을 죽음으로 내몰고,  

그 위에 "새 시대의 기수" "전두환 장군 의지의 30년" "인간 전두환"란 타이틀을 붙여 기사를 쳐내 재미를 봤던 

조선일보 김대중 주필이 얼마전 올린 사설을 찾아 보자... 

 

- 2009 4/26 조선일보 사설 -

 

 노씨를 버리되 철저히 '버리는 것' 이다.

그래서 그가 정치적 사회적 목적을 가진 일체의 움직임에 연루되는 일 없이 조용해지는 것이다.

   이제 '노무현' 은 우리에게 별 의미가 없어졌다. 전직 대통령의 명예도, 정치인으로서  의 긍지도, 좌파리더로서의 존재가치도 사라졌다. 그래서 노씨 스스로 홈페이지에서 국민에게 자신을 버려달라고 했다. 우리는 이제 그의 요청을 받아들였으면 한다. 그를 버리자는 것이다. 어떻게 하면 버리는 것인가? 개인적 생각으로는 , 그를 기소하지 말고 법정에 세우지도 말고 빨리 '노무현'을 이 땅의 정치에서 지우자는 것이다.

 [중략] 

노씨를 버리되 철저히 '버리는 것'이다. 그래서 그가 정치적 사회적 목적을 가진 일체의 움직임에 연루되는 일이 없이 조용히 지내는 것이다. 그가 또 다른 어떤 계기에 그 어떤 사건을 가지고 '국민' 앞에 나서서 그의 번잡한 언변을 늘어놓는 것을 다시는 보고 싶지 않다. 더 이상 노무현이 언론에 오르내리는 것을 보고 싶지 않다. 

 

 

 

 수십년째 단단히 권력화, 성역화 되면서 역설적으로 찌라시화 되는 재벌 언론 권력이

과연 미디어 컨버전스와 뉴미디어 시대의 도래 이후에도 여론몰이와 줄타기로 계속 재미 볼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