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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 베이스볼] 스승에 도전하는 박경완 SK 퓨처스 감독

정민건TV 2014. 2. 22. 20:00


선수에서 하루아침에 감독이 됐다. SK 와이번스 박경완(42) 퓨처스 감독 이야기다. 최고 포수 출신으로 지난 시즌까지 현역 선수였으나 은퇴를 선언하자마자 퓨처스 감독으로 임명됐다. 코치 경력이 전혀 없는 초보 지도자에게 퓨처스 사령탑을 맡기는 파격이었다. 아직 시즌 개막전이라 실전 경험을 쌓지는 못하고 있지만 훈련과정에선 초보 지도자 분위기는 보이지 않는다. 인천 문학구장에서 퓨처스 선수단을 지도하고 있는 박경완 감독을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포털 사이트 < 다음 > 을 통해 받은 팬들의 질문에 박 감독은 진솔하게 자신의 야구관 등을 밝혔다. 더 상세한 내용은 포털사이트 < 다음 > 에서 동영상으로 만나볼 수 있다.

갑작스런 선수 은퇴였다. 개인적으로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 있다면.

1군에서 마무리를 했으면 좋았을 텐데 퓨처스리그에서 소리 소문 없이 은퇴해 아쉽다. 개인적인 기록들을 더 달성하지 못한 것에 대해선 아쉬움이 없다. 은퇴는 2년 전부터 생각하고 나름대로 준비를 해왔다. 지금이 떠날 시기라고 생각해서 결정했다. 결정하고 나니 마음이 시원했다.

현역 시절 명포수이자 타자였는데 자신의 커리어에서 가장 자랑스러운

점은.


잘 모르겠다. 내가 나를 평하는 것이 그렇지만 경기 출장 수만은 자랑스럽다. 게임에 대한 욕심이 많아 아파도 참고 뛰고 그랬다.

SK 왕조를 만들어낸 주인공으로서 SK가 2000년대 최강자로 군림했던 비결은?

김성근 감독님이 부임하면서 좋은 성적을 냈다. 많은 연습량으로 깨우치는 것이 많았다. 선수들도 똘똘 뭉쳐 좋은 결과가 나왔다. 고참과 신예 선수들이 자기 할 일을 맡아서 잘했다고 생각한다. 나 역시도 기량이 떨어졌던 상태에서 김 감독님을 만나 다시 기량이 올라왔다.

야구 팬 사이에는 역대 최고의 포수로 이만수 감독과 비교가 많이 된다. 스스로 현역 시절을 이만수와 비교한다면.

하늘같은 선배님과 비교하기는 건 무리이다. 난 2인자로 머물겠다(웃음).

자기가 겪은 최고의 투수와 타자를 꼽는다면.

지금까지 받아 본 투수들의 공 중에서 직구는 정민철(현 한화 코치)이 최고였다. 1995년 한일 슈퍼게임 때 받았는데 직구가 정말 좋았다. 아직도 그 느낌을 잊을 수가 없다. 종합적인 면으로 볼 때는 역시 슈퍼게임 때 경험했던 선동열 선배님이 최고이시다. 타자들 중에서는 김동주(두산)가 가장 인상적이었다. 이승엽도 있지만 김동주가 인내심 등 나무랄 데가 없는 타자였다.

갑작스런 은퇴만큼 갑작스런 퓨처스 감독 부임이었다. 미리 예상했는지, 구단과는 어떤 얘기를 주고받았는지.

미리 언질은 전혀 없었다. 재작년 시즌 끝나고 은퇴를 생각했는데 나 자신한테 화가 나서 참을 수가 없었다. 구단에 1년만 기회를 달라고 해서 얻었는데 전년도와 똑같은 길을 걷고 있어 더 하는 것이 너무 추해질 것 같았다. 작년 시즌 끝나기 전부터 은퇴를 생각하고 있었다. 구단에는 시즌 종료 후 발표하는 것으로 어느 정도 얘기를 한 상태였다. 퓨처스 감독 제의가 들어와서 시간을 달라하고 고민했다. 미국이나 일본 연수를 생각하는 단계에서 퓨처스 감독직 제의라 해야 되나 말아야 되나, 내가 과연 해낼 수 있을까 고민했다. 막상 수락하고 들어오니 막막하더라. 선수 때와는 정말 차이가 컸다. 경험 많은 코치 선배들이 많이 도와주고 있어 겁 없이 부딪혀보고 있다.

퓨처스 선수들을 가르칠 때 특별히 강조하는 부분은.

야구는 기본이 중요하다. 퓨처스는 어린 선수들이 주류이고 아마추어에서는 잘하는 선수였지만 성에 차지는 않는다. 개개인의 특성을 파악하고 모든 기술의 기본기들을 충실하게 쌓을 것을 강조하고 있다. 오래 가기 위해서는 기본이 최우선이라고 생각한다.

선수 시절에도 작전을 직접 지시했다고 들었다. 수읽기에 능해진

비법은? 후배들에게는 어떻게 전수하고 있는지.


지금은 감독이라는 위치에 있다 보니 각 분야 코치들이 있어 개별적인 부분에 대해선 얘기하지 않고 있다. 큰 틀을 잡아놓고 세부적인 것은 코치님들이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선수들에게는 소신 있게 하고 안 되는 부분은 서로 대화해서 해결책을 찾고자 한다.

김성근 감독의 수제자로 유명하다. '야신'이 자신에게 끼친 영향은 어떤 게 있는지.

이전 인터뷰에서도 말했는데 내가 처음 은퇴를 생각한 것이 2006년이었다. 그 해 시즌 후 김성근 감독님이 부임하셨다. 어린 나이(쌍방울 시절)에도 김 감독님과 함께 한 경험이 있는데 고참이 된 이 나이에 훈련량을 어떻게 따라가나 고민했다. 하지만 한 번 부딪혀보고 안되면 그만두면 되지 않나하는 마음으로 임했다. 덕분에 기량회복이 이뤄지고 6, 7년을 더 선수생활을 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박경완이 우리 전력 30, 50%다'라고 말씀하실 때마다 '너 정신 차려라'라는 말로 들렸다. 그래서 부담감을 갖고 매순간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덤볐다. 내가 야구를 좀 더 길게 할 수 있도록 도와준 것 같다.

2014 퓨처스리그에서 김성근 감독(고양원더스), 조범현 감독(kt) 등 스승들과 맞붙는다. 스승들의 전술에 대한 대비는 잘 되어있는지.

난 완전 백지다. 하지만 김성근·조범현 두 감독님으로부터 배운 것이 있다. 승부의 세계는 냉정하다. 제자라기보다 야구장에서는 '감독 대 감독'으로 만나는 것이므로 지지 않도록 열심히 할 것이다. 매 게임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면서 퓨처스 선수들을 어떻게 육성해나갈 것인지 등을 공부하겠다.

글. 박선양 OSEN 기자 / 사진. SK 와이번스 / 영상. 정민건

※ KBO가 만드는 야구 매거진 월간 [더 베이스볼] 2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