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준희 샤우트풋볼30] 인터밀란의 공격라인, 이대로는 어렵다!
이번 인터밀란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챔피언스리그 경기를 중심으로 나타났던 인터밀란이 안고 있는 전체적인 문제점들에 대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0:0무승부 결과가 이야기하는 표면적 내용을 보면 맨체스터가 원정에서 비겼기 때문에 만족스러운 결과로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인터밀란에게 0:0 이라는 스코어는 미묘한 의미가 있습니다. 미묘한 의미란, 인터밀란 역시 올드 트레포드에서 득점할 수 있는 역량을 가졌기 때문에 희망을 잃을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챔스전에서 드러난 인터밀란의 문제점
경기의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보면 인터밀란이 전반전에서 홈 팀의 이점을 살리지 못하고 매우 고전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가장 큰 원인은 두 팀 모두가 이 경기에서 전체적인 수비 라인의 부상 혹은 출장정지로 인한 문제점을 안고 출발했다는 것입니다.
그 중에서도 인터밀란의 경우 리바스 선수를 기용한 결과가 매우 좋지 않았습니다. 전반전에 계속된 리바스 선수의 수비불안은 여러 가지 파급 효과를 주었고, 좋지 않은 내용의 경기를 치르게 됐던 원인이라고 봅니다. 특히 리바스 선수의 불안감 때문에 마이콘 선수의 오버래핑도 간접적으로 제한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중앙 수비가 불안해지면 미드필더들이 공격에 잘 가담하지 못하고 수비 쪽으로 간격을 좁히면서 내려오게 되면서 결과적으로 미드필드 라인과 공격수인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와 아드리아누 선수 사이에 간격이 많이 벌어지게 되는 현상이 발생합니다. 결국, 간격유지 실패는 전반전 인터밀란의 공격을 상당히 무디게 하는 간접적 원인이 되었기 때문에 리바스 선수의 기용은 수비적인 불안뿐 아니라 미드필더들이 공격 쪽으로 전진을 어렵게 하는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이런 점들은 무리뉴 감독이 선발 라인업을 꾸리는 과정에서 실패한 대목이라고 봅니다. 물론, 무리뉴 감독은 자신의 실수를 재빨리 수정하며 후반전에 인터밀란이 좀 더 나은 공격을 펼칠 수 있게 하는 용병술을 선보이기도 하였습니다.
올 시즌 인터밀란은 많은 승점 차를 벌리며 1위를 질주하고 있습니다. 사실상 세리에 A 우승고지에 한 발을 담는 것이 아니냐는 평가도 함께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인터밀란은 리바스 선수의 문제 뿐만 아니라 팀 전체적으로 많은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그 문제점들을 살펴보겠습니다.
즐라탄, 마이콘에 너무 높은 공격 의존도
첫째, 즐라탄의 공격파트너를 구해야 합니다. 무리뉴 감독이 처음 사용하고자 했던 4-3-3 포메이션이 실패하며 시즌 초반 재빨리 수정한 4-3-1-2 포메이션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 구도라면 즐라탄의 스트라이커 파트너가 필요한 상황이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 상당한 약점을 보이고 있습니다.
물론, 아드리아누 선수가 간혹 위력적인 면을 펼쳐보이기도 하지만, 전반적인 그의 모습을 보면 일관적인 전성기 모습 유지가 힘드므로 현재 즐라탄의 적합한 파트너는 꾸준히 존재하지 않습니다. 특히 즐라탄 선수가 최전방에서 골을 노리는 역할 뿐 아니라 상당히 넓은 활동 폭을 가지고 다재다능한 유형의 플레이를 펼치는 선수이기 때문에 이러한 움직임에 의해 발생하는 공간을 다른 파트너 공격수가 제대로 활용을 해 주어야 인터밀란이 시원스런 득점포를 터트릴 수 있을 것입니다.
즐라탄 선수의 이러한 스타일을 본다면 공간 활용을 잘하고 빠른 공간 침투가 가능하면서 골 결정력도 좋은 선수가 파트너를 이루게 된다면 상당히 위력적인 모습을 보일 것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능력들을 갖춘 파트너가 없는 상황에서 즐라탄 선수가 봉쇄된다면 최전방에서의 위력적 움직임은 무력화될 것입니다.
다음 문제점은 공격의존도가 즐라탄 선수와 마이콘 선수에게 너무 높다는 점입니다. 즐라탄 선수와 함께 인터밀란의 공격을 풀어주는 옵션은 바로 마이콘 선수의 오른쪽 측면 오버래핑입니다. 맨유전에서 드러난 내용을 보면 에브라 선수의 많은 공격가담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었던 마이콘 선수의 플레이가 제한되며 인터밀란이 공격을 풀어나가는데 상당히 어려움을 느꼈었습니다. 바로 이것이 즐라탄과 마이콘에 대한 높은 의존도를 보여주며, 이러한 상황은 단조로운 공격 패턴으로 이어질 수 있게 됩니다. 결국, 마이콘 선수의 오버래핑이 제한을 받는다 하더라도 다른 측면에서 공격을 풀어줄 선수가 필요합니다.
특히 이 측면에서 공격을 풀어줄 선수가 존재해야 상대 중앙수비를 엷어지게 하는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즐라탄 선수, 아드리아누 선수 혹은 이 선의 미드필더들이 최전방으로 침투하면서 골을 노릴 기회가 많아질 것입니다. 그러나 마이콘 선수의 측면 공격이 풀리지 않는다면 다른 곳에서 공격을 풀어줄 선수가 없습니다.
물론 무리뉴 감독이 시즌 초반 4-3-3 포메이션을 포기한 원인과 직결되지만, 콰레스마 선수가 부진 끝에 첼시로 임대되었고 그 외에도 여러 가지 요인이 겹치며 지금은 마이콘 선수 이외에는 측면 공격을 풀어줄 수 없는 자원 부족을 인터밀란이 다음 시즌 시작 전까지 해결해야 할 문제입니다.
마지막으로 공격 쪽에서 얘기할 때 빠지지 않는 대목입니다. 미드필드에는 공격적 창조성을 발휘할 수 있는 중앙 미드필더가 없다는 것이 중요한 약점입니다. 캄비아소 선수가 공수 연결고리 역할을 어느 정도 잘 수행하며 가장 믿을만한 중앙 미드필더라 할 수 있겠지만, 스탄코비치 선수는 기본적인 성향 자체가 공격전개를 창조적으로 풀어줄 수 있는 성향과는 거리가 먼 선수입니다. 스탄코비치 선수는 기본적으로 강력한 중거리 슈팅 능력을 갖추고 있어 종종 놀라우면서도 중요한 골들을 넣지만, 공격수들과 유기적인 연계 플레이에는 능수능란한 선수가 아닌 점이 아쉽습니다.
인터밀란은 지금까지도 나름대로 성공적인 시즌을 보내고 있습니다. 감독이 기본적으로 구상했던 포메이션에 문제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포메이션을 현재 인터밀란에 있는 선수 구성에 잘 맞게 다시 변경하며 융통성 있는 용병술을 보여주며 우승에 바짝 다가선 것뿐 아니라 맨유와의 2차전에도 기대를 걸 수 있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앞서 이야기했던 문제점들은 무리뉴 감독과 인터밀란이 다음 시즌 시작 전까지 해결해야 할 것입니다.
※ 텍스트 스크립트는 칼럼니스트가 작성한 것이 아닌 속기에 의한 것임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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