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영상발전소/한준희 영상칼럼

[ⓜ 한준희 샤우트풋볼190] 축구사에 남은 독일, 한국, 터키의 역전 본능!

정민건TV 2011. 2. 15. 06:08

 

[ⓜ 한준희 샤우트풋볼190] 축구사에 남은 독일, 한국, 터키의 역전 본능!

 

- 세계 축구의 대추격, 대역전 드라마 (II) -

 

(11) 서독 3-2 잉글랜드 (1970)
FIFA 월드컵 8강전. 축구에서 ‘역전’에 관해 이야기할 때 교과서와도 같이 인용될 법한 경기. 에이스 보비 찰턴의 연령이 높아졌지만 그래도 잉글랜드는 조별리그에서 당대 최강 브라질과 가장 근접한 승부를 펼쳤던 팀. 서독과의 8강전에서도 68분까지 잉글랜드는 2-0의 리드를 잡고 있었음. 그러나 서독의 베켄바워가 한 골을 만회해 2-1이 되었을 때 오래도록 인구에 회자될 사건이 발생. 잉글랜드 감독 알프 램지는 찰턴의 체력을 안배하기 위해 그를 교체했는데 이것이 찰턴에 대한 수비 부담으로부터 서독을 자유롭게 만들어준 결과를 초래한 것. 우베 젤러의 동점골에 이어 연장전 게르트 뮐러의 골이 터지면서 서독이 4년 전의 복수에 성공. 이는 찰턴의 마지막 국가대표 경기가 된 동시에, 이전의 역사와는 판이하게 잉글랜드가 향후 오랜 기간 독일 축구에 고전하는 단초가 되었다.

 

(12) 헝가리 2-3 서독 (1954)
FIFA 월드컵 결승전. 독일 축구의 ‘어떻게든 끈질기게 역전시키고야 마는’ 전통의 원조격에 해당하는 경기. 이른바 ‘베른의 기적’. 서독은 이미 이 월드컵에서 당대 무적의 팀 헝가리에 3-8로 참패한 바 있었음. 하지만 결승에서 헝가리와 다시 조우한 서독은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경기 초반 0-2로 끌려가던 경기를 끝끝내 3-2로 뒤집는데 성공. 그로부터 20년 후 1974년 월드컵 결승에서도 서독은 당대 최고의 팀으로 꼽혔던 ‘토털 풋볼’의 네덜란드를 상대로 역전승을 거두면서 ‘최강팀 킬러’의 전통을 이어간다.

 

(13) 스위스 5-7 오스트리아 (1954)
FIFA 월드컵 8강전. 전반전 20분이 채 되기도 전에 3-0 리드를 잡았던 월드컵 개최국 스위스. 하지만 오스트리아는 25분부터 34분까지 무려 다섯 골을 터뜨림으로써 경기를 일순간에 뒤집어버림. 최종 스코어 7-5로 오스트리아의 승리. 월드컵 역사의 엽기적인 한 판.

 

(14) 스페인 2-2 대한민국 (1994)
FIFA 월드컵 조별리그. 살리나스와 고이코에체아에 골을 허용하며 0-2로 패색이 짙던 경기. 하지만 85분 홍명보가 한 골을 만회했고, 경기 종료를 눈앞에 둔 상황에서 전광석화 같은 패스 플레이로부터 연결된 서정원의 멋진 동점골이 전 국민을 열광시켰던 한 판. 대한민국 축구가 만만치 않음을 세계에 알린 경기이기도 하다.

 

(15) 일본 1-2 대한민국 (1997)
FIFA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 이름하여 ‘도쿄 대첩’. 0-1로 끌려가던 후반 38분 서정원의 동점골. 그리고 3분 후 이민성의 통렬한 역전 왼발 중거리포가 터져 나온 경기. “후지산이 무너진다”는 불후의 멘트로도 오래도록 기억될 한 판.

 

(16) 대한민국 2-1 이탈리아 (2002)
FIFA 월드컵 16강전. 88분 경 설기현의 극적인 동점골, 117분에 터져 나온 안정환의 골든골이 이보다 더 감격적일 수 없었던 경기. 많은 설명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17) 터키 3-2 체코 (2008)
유로2008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 체코가 62분까지 2-0의 리드를 잡았을 때에만 해도 체코의 8강 진출이 매우 유력해 보였음. 하지만 75분부터 상황이 급변함. 아르다 투란이 한 골을 만회했고 87분과 89분 니하트가 연거푸 체코의 골망을 흔들면서 터키가 극적으로 포르투갈에 이어 조2위를 차지하는데 성공. 터키는 이미 조별리그 첫 경기 스위스 전에서도 추가 시간 결승골로 2-1 역전승을 거둔 바 있었다.

 

(18) 크로아티아 1-1 터키(승부차기 승) (2008)
유로2008 8강전. 이 대회는 ‘터키 드라마’로 점철된 대회였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 크로아티아와의 8강전. 0-0 무승부 이후 연장에 돌입한 두 팀의 경기는 119분 경 이반 클라스니치의 골이 터지면서 크로아티아의 승리로 마감되는 듯했다. 하지만 추가 시간 1분을 훌쩍 넘겨 2분을 바라보는 상황에서 세미 센투르크의 믿기지 않는 동점골이 터짐으로써 경기는 승부차기로 돌입, 결국 터키의 4강 진출로 막을 내린다. 크로아티아에겐 통한의 한 판.

 

(19) 브라질(승부차기 승) 2-2 아르헨티나 (2004)
2004 코파 아메리카 결승전. 크로아티아-터키 전과 매우 유사하게 역시 마지막 몇 초를 버티지 못해 승패가 뒤바뀐 경기. 1-1 상황에서 아르헨티나는 87분 세사르 델가도가 골을 터뜨려 우승을 눈앞에 뒀다. 하지만 추가시간도 몇 초 남기지 않은 상황에서 아드리아누의 ‘버저 비터’가 터져 나오면서 경기가 연장전으로 이어짐. 결국 브라질의 승부차기 우승. 전반적인 내용상 아르헨티나에겐 그야말로 통한의 한 판. 훗날 ‘탕아’로 낙인찍힌 아드리아누지만 당시에는 엄청난 괴력을 뽐내며 브라질 팬들을 기대에 부풀게 하던 시절.

 

(20) 대한민국 6-5 나이지리아 (2010)
17세 이하 여자월드컵 8강전. 경기 시작 3분 만에 무려 두 골을 내주며 불안하게 출발했던 대한민국 소녀들은 얼마 지나지 않아 2-2 동점을 만드는 힘과 대범함을 보여준다. 후반 44분에 이르러 마침내 경기를 4-3으로 뒤집으며 승리를 눈앞에 뒀지만 종료 직전 동점골을 허용해 경기는 연장전으로 돌입. 연장전에서는 분위기를 완전히 우리 것으로 만들면서 결국 6-5로 나이지리아의 마지막 추격을 뿌리쳤다. 이 경기에서 여민지는 무려 4골을 작렬, 우리 축구사의 한 획을 그었다. 이후 대한민국 소녀들은 FIFA 대회 사상 첫 우승이라는 기념비적 업적에까지 이르게 된다.

 

- 다음 편에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