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선의 축구담론 10] 축구 승부조작 논란, 그 근본적 원인
축구담론의 신문선입니다.
축구담론은 한국축구의 문화를 성숙시키고, 그늘진 곳을 살피는 열린 공간의 마당입니다.
몇일전 일부 축구 선수들이 도박에 연루되어 승부를 조작했다는 사건
'일부 축구 선수들이 도박에 연루되어 구속 또는 불구속 수사를 받는다'라는 깜짝 놀랄 뉴스를 여러분들은 접하셨을 겁니다.
대부분의 언론은 연루자에 대한 강력하고 철저한 조사부터 요구
언론에서는 '왜 축구협회가 빨리 나서서 이 문제를 철저하게 조사하고 문책하지 않느냐' 이런 논저의 기사를 쏟아냈습니다.
사실 K3리그는 재정적으로 굉장히 어려운 상태였다
현재 K3리그에 참여하고 있는 팀들은 재정적으로 상당히 열악한 그런 어려운 팀들입니다. 종잣돈을 마련해서 축구를 해야되겠다는 일념으로 1년동안 리그에 참여하고 있는 팀들로 구성되어 있는 것이 바로 K3리그입니다.
이번 도박 문제가 K3리그 계획에 큰 걸림돌
현재 K3리그는 15개팀이 활동하고 있고, 내년에는 18개 팀으로 확대하려고 했는데 이번 도박문제가 큰 걸림돌이 되었다는 얘기도 들려오고 있습니다.
도박 문제로 구단을 운영하는 기본 수입에도 문제가 생김
도박문제를 다룬 기사중에서 서울 유나이티드 구단 실무 운영자의 인터뷰 내용이 눈에 띄더군요. '내년 예산 현물 포함해서 3억정도가 확보되었는데 도박 문제로 이 수입에 대한 것을 장담할 수가 없다, 원점으로 돌릴지도 모르겠다' 이런 얘기를 듣고 가슴이 아팠습니다.
94 월드컵 당시 콜롬비아의 에스코바르 선수는 도박사로부터 살해 당함
여러분들, 지난 미국 월드컵을 기억하실 것입니다. 콜롬비아는 남미지역 예선전에서 세계최강 아르헨티나에 5골을 뽑아내 대승을 거두는 파란을 일으키면서 그 당시 펠레가 우승후보로까지 지목했던 팀입니다. 그러나 콜롬비아는 본선에서 1:3으로 루마니아에 패하고, 미국과 졸전을 하고 결국 예선탈락을 하죠. 그리고 자살골을 넣었던 에스코바르 선수는 본국에 돌아간 뒤 축구도박에 가담했던 괴한에게 총을 맞고 처참하게 살해되었습니다.
K3 선수들은 매경기마다 호구지책을 위해 뛴다
저는 이번 도박 문제를 다르게 해석하고, 그늘진 곳을 들여다보고 싶습니다. K3리그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이 연봉 얼마나 받을까요? 지금 억대연봉을 받고 있는 프로축구 선수들과는 다르게, 한 경기를 뛰고나면 호구지책을 간신히 해결할정도의 열악한 상황에서 뛰고 있는 생계형 선수들의 절박한 상황에서 결국 마약과 같은 도박과 손을 잡았다는 것에 대해 정확히 직시 해야한다는 것입니다.
무조건 처벌하기 보다 왜 도박과 연계 되었는지를 먼저 분석해야 함
이런 선수들에게 징계를 주고 야단을 치고 때리는 것만이 능사일까요? 왜 도박과 연루될 수 밖에 없는지에 대한 것을 먼저 살피는 깊은 마음, 이것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그늘을 걷어내야 됩니다. K3리그와 N리그 양적인 팽창만 늘려서 실적주의의 허상을 좇지말고, 실제로 K3리그와 N리그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의 이런 생계에 관한 절박함, 그늘진 곳을 들여다 보십시오.
한국 축구라는 큰 브랜드 파워 속에는 아직 그늘진 곳이 많다
한국은 지난 2002 월드컵에서 4강에 오르는 대단한 업적을 쌓았습니다. 이런 큰 브랜드파워 '힘' 뒤에는 한국축구의 그늘진 곳이 널려있고, 그 위험한 상황속에서 생계를 해결하기 위해 범죄와 손을 잡는 일이 만연했던 것입니다.
이 사건이 터졌을 때 정말로 한국축구를 걱정하는 언론인들이 있었다면, 왜 이 선수들이, 왜 이팀들이 생계형 범죄를 저지를 수 밖에 없었는가에 대한 취재를 했어야된다고 생각합니다
학원 축구나 실업 리그 등에서 승리 확정 후 마지막 경기는 담합성 경기가 만연
축구선수들의 '인성' '도덕성' 이 문제를 지적하시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제가 근본적인 문제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초등학교-중고등학교-대학교-실업 할 것없이, 조별형식으로 대회가 치러지거나 챔피언 결정전 형식으로 대회가 치러지면 예선통과가 확정된 팀은 예선 마지막 경기나 또 상대팀에 대해서 담합성의 경기를 하지 않았나요? 또 선수들에게 그렇게 주문한적이 없었나요?
승리 지상주의 속에서 자기 담합에 익숙했던 풍토가 훗날 큰 문제로 비화됨
저도 20년동안 선수생활을 했습니다. 제가 이렇게 말씀드리는 것에 대해서 그 누구도 자유스럽지 못할 것입니다. 결국은 승리만을 위한 자기 담합에 익숙했던 문화가 이러한 큰 문제로 확대되는데 혹시 밑알이 되었다고 생각하시진 않는지요.
축구의 그늘진 곳, 힘든 곳, 그리고 어려운 사람들을 만나서 한국축구의 문화에 대해서 한 걸음 두 걸음 물러나 한번 같이 생각하는 그러한 공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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