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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준희 샤우트풋볼10] '왜 박지성의 맨유인가?'

정민건TV 2008. 12. 9. 01:33

[한준희샤우트풋볼10]

 

최근 한국 선수들의 유럽 진출의 기회가 열리면서 해설가로서 우리 선수들의 해외 무대 활약상을 중계하는 빈도가 높아졌다. 유럽에 진출하는 한국 선수들의 숫자와 활약상이 늘어날수록 해설가들의 활동반경 역시 커진다. 때문에 한국 선수들 중심으로 한 해설 그리고 가끔은 지나치게 한국 선수들에 편향적인 해설이 들리기도 한다.

 

KBS 한준희 해설위원 역시 잉글랜드 칼링컵, 프랑스 리그1의 경기에서 박지성과 박주영의 경기를 해설하고 있다. 해설가 데뷔 7년차인 한준희 해설위원은 한국 선수들의 유럽 진출이 많아지면서 조금씩 투영되고 있는 해외 축구 중계의 내셔널리즘 해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한준희 위원은 국내 시청자가 바라보고 있는 이상 어느 정도 비율의 묘는 있어야겠지만, 아군과 적군 개념마저 스며드는 것 같아 아쉽다고 답했다.

축구를 바라보는 내셔널리즘 해설을 경계한다

"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우리 국가대표팀과 다른 국가대표팀간의 경기에서 멘트, 관심의 비중은 당연히 자국 대표팀에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잉글랜드를 비롯한 유럽과 남미를 가더라도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그 이야기의 비중이 많은 것과 상황 자체에 대한 왜곡은 다른 문제라고 봅니다. 제가 봤을 때 우리 문화에서 별로 좋게 생각하지 않는 부분중 하나가 A와 B는 별개라고 구분하려는 생각이 약하다는 점입니다. "

한국 그리고 한국 축구 선수를 바라보는 비중의 묘는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지적하면서도 한준희 위원은 두루뭉실하게 포장되어 상황이 잘못 비치게끔 하는 해설이 종종 눈에 띄어 아쉽다고 했다.

예컨대 이런 식이다. 박지성이 속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우리 축구팬들의 주된 관심사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그 팀에 대한 이야기가 더 많이 나올 수 있음은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박지성이 속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상대하는 팀 간의 경기에서 박지성 혹은 박지성의 동료가 파울을 범했으면 지능적인 파울이라고 해설하고, 똑같은 파울을 상대팀 선수가 하면 비신사적인 파울이라고 하는 해설은 잘못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완전히 다른 개념의 해설이기 때문이다.

" 우리 대표팀, 혹은 우리 축구 선수가 제대로 플레이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으면 개선점을 제시하고 해외 축구에서도 우리 선수의 이름이 좀 더 호명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하지만, 분명 우리가 파울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아니라고 한다든가 무조건 외국선수, 상대팀 선수의 파울에 대해 지나친 비하를 하는 해설은 하면 안됩니다. 실제로 전통적으로 그런 중계가 쭉 이어져 왔는데 사실 그런 해설은 저 역시 듣기가 불편했습니다. "

한준희 위원은 대표팀 중계뿐만 아니라 해외 클럽 축구를 바라보는 해설의 시각 역시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 박지성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라는 표현은 말 그대로 문제가 있는 표현입니다. 박지성이 소속되어 있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박지성이 뛰고 있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라는 표현이 정확하죠. 만약 '누구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라는 표현이 존재한다면 그 표현에 적합한 사람은 알렉스 퍼거슨 감독뿐일 겁니다. 박지성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라는 표현을 거리낌없이 사용하는 것은 조금 문제가 있습니다. 박지성이 좋은 플레이를 보여주고 있고, 그의 소속팀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라는 점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박지성이 마치 지배를 하고 있다거나 모든 플레이를 통제하고 있다는 표현은 지금 축구를 보기 시작한 어린 팬들에게 혼란을 줄 소지가 있습니다. "

흔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박지성'의 시각이 아닌 '박지성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식으로 흘러가는 해설의 풍토를 경계했다. 한준희 위원은 박지성이 빛나기 위해서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틀 속에서 박지성의 플레이가 조화를 이루는 것이 중요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리고 박지성이 빛나기를 바라는 마음은 이해하지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상의 존재인 박지성, 그리고 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상대하는 팀을 마치 '악의 무리', '적군' 식의 비하하는 해설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준희 위원 자신 역시 그런 해설을 피하기 위해 비중의 묘를 살려 해설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답했다.

 

축구팬, 해설, 보도에 휘둘리지 않는 편향되지 않는 시각을 갖춰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