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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문선 축구담론23] '한국의 메시'는 불가능한 것일까?

정민건TV 2009. 1. 23. 09:53

 *ing Produce a Sensation  *

 By 정민건 (ing)

 

[ⓜ 신문선 축구담론23] '한국의 메시'는 불가능한 것일까?

 

안녕하세요 축구담론의 신문선입니다.

 

국제축구연맹의 심사위원단으로 참가한 각국 대표팀의 감독과 주장의 투표에 의해 호날두 선수가 세계 최고의 선수로 선정이 됐습니다. 압도적인 점수차이로 메시 선수를 제치고 호날두 선수가 선정이 되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메시 선수를 지지하는 세계적 스타들의 지지발언이 계속 뉴스에 나오고 있고 또 그런 뉴스가 한국에도 전해지고 있습니다. 과거 바르셀로나에서 뛰었던 히바우두 선수는 메시 선수가 더 우수하다고 이야기를 해서 관심을 끌기도 했습니다.

 

세계 최고로 우뚝 선 '작은' 메시

 

저는 오늘 담론에서 '한국의 축구전문가들은 과연 메시 선수의 축구 스타일을 어떻게 생각할까' 하는 우문을 던져보고자 합니다. 1986년도 멕시코 월드컵, 마라도나 선수는 잉글랜드와의 경기에서 하프라인에서부터 상대 수비 5~6명을 따돌리고 골을 만들어내는 환상적인 드리블을 선보였습니다. 1960년대 펠레 선수는 볼을 한번 잡으면 상대 선수가 어떻게 에워싸든 상관없이 그림처럼 상대를 따돌리는 부드러운 돌파와 현란한 개인기술을 발휘했습니다.

 

1960년대와 1980년대의 한국 축구에서는 공격수들이 볼을 가지고 상대 수비를 한두명 제쳤을 때 지도자가 바깥에서 이렇게 외쳤습니다. " 빨리 패스해! 너 혼자 축구하냐? " 지금도 한국 축구계에서는 공격수나 미드필더들이 기술을 가지고 드리블을 하거나 혼잡스러운 곳에서 돌파를 시도할 때 볼을 끌고 다닌다고 목소리를 높여서 질책을 가합니다.

메시 선수가 경기하는 것을 여러분도 많이 보셨죠. 페널티 에어리어 근처 2중 3중으로 겹겹이 구축되어있는 수비벽에서 메시 선수는 특유의 저돌적인 돌파를 합니다. 피해 가지도 않습니다. 상대 수비 앞쪽으로 볼을 짧게 끊어서 치고 갑니다. 수비수와 수비수가 서로 미룰 때 그 중간으로 여우처럼 치고 들어갑니다. 그리고 수비수의 벽을 무너뜨리고 골을 터뜨리며 동료선수에게 찬스도 만들어줍니다. '어떻게 저런 체구도 작은 선수가 문전에서 위축되지 않고 당차고 고집스럽게 저렇게 드리블을 할 수 있을까?' 하고 자연히 탄성을 지르게 됩니다.

 

메시의 원동력 어디서 나오나

 

메시 선수가 청소년 대표 시절에 세계 청소년 대회에서 득점왕과 MVP로 선정될 당시 축구 연구소의 자문위원이었던 김호 감독을 포함해서 차경복 선생, 박종완 감독과의 식사 자리에서 메시 이야기가 나왔었습니다. 당시 김호 감독은 몇년 뒤에는 메시가 세계 최고의 선수가 될 것이라고 엄지 손가락을 치켜 세우기까지 했습니다. 누구도 예측 못할 드리블과 보폭, 현란한 동작과 상대 수비를 벗기는 플레이가 세계 최고라는 분석이었습니다. 거기에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죠.

메시 선수가 어렸을 때 성장통을 앓아 키가 크질 않아서 어려움을 겪었던 일화는 이미 신문지상을 통해 접하셨을 것입니다. 한국의 축구 전문가와 감독들은 스트라이커의 포지션, 특히 중앙에서 뛰는 쉐도우 스트라이커 선수는 신체적 조건이 좋아야 된다는 기본 조건을 제시합니다. 물론 메시 선수도 열번의 돌파와 열번의 문전 플레이를 열번 모두 성공시키진 못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료 선수들은 메시 선수를 믿고 인정하며 무한한 신뢰를 보냅니다.

한국은 어떨까요? 국내에도 최성국이라는 선수가 있습니다. 작지만 좁은 지역에서의 빼어난 드리블 능력을 갖고 있습니다. 최성국 선수가 돌파를 하고 드리블을 하여 성공을 했을 땐 참 잘한다는 얘기를 합니다만, 돌파를 시도하다가, 또 볼을 끌다가 뺏기면 전술에 적응 못하는 선수라고 너무 쉽게 얘기해버립니다.

 

'한국의 메시' 가능하다

 

메시는 아르헨티나에만 있는 게 아닙니다. 한국에도 최성국 선수를 포함하여 그 동안 메시와 같은 유형의 선수들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거기에는 두 가지 편견이 있었습니다. 체구가 작으면 안된다는 것과 볼을 끌면 전술에 적응을 못하는 선수라고 낙인을 찍어버리는 것이었습니다. 이런 편견들은 선수들이 갖고 있는 능력을 십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빼앗아버렸습니다. 메시와 같은 슈퍼스타를 만들고 키워내기 위해서는 축구전문가들부터 선수들의 능력을 개발하고 아끼고 격려해주는 문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말을 하면서 이번 주 담론을 마치겠습니다.

" 몸에 유니폼을 맞출 것인가, 또는 유니폼에 몸을 맞출 것인가 "

이 우문에 여러분은 현답을 해보십시오. 능력이 뛰어난 선수, 신체적 조건이 뛰어나지 않더라도 기술과 순발력과 민첩성이 뛰어난 메시와 같은 선수가 있다면 그 선수에 맞는 유니폼을 만들어줘야합니다. 유니폼이란 바로 전술입니다. 키 큰 선수들을 즐겨쓰는 전술의 틀에 놓고 키 작은 선수가 전술에 적응을 못한다고 공격을 한다면 한국 축구 무대에서는 메시와 같은 자질이 있더라도 슈퍼스타로 인정받지 못하게 될 것입니다.

 

다음 주에 뵙겠습니다.

 

※ 텍스트 스크립트는 칼럼니스트가 작성한 것이 아닌 속기에 의한 것임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