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준희 샤우트풋볼24] 라르손, 모리엔테스..'임대선수의 미학'
한준희의 샤우트풋볼 그 스물네번째 시간입니다. 최근 확실한 목표의식을 지니고 임대로 AC밀란 유니폼을 입은 데이비드 베컴 선수가 연속으로 멋진 골을 작렬시켰습니다. 잉글랜드 대표팀 승선이라는 자신의 목표에 한 걸음 가까이 다가선 인상을 줍니다. 오늘 이 시간에는 임대로 클럽을 옮겨 자신에게나 그 클럽에게나 지대한 공헌을 한 사례 다섯가지를 소개하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1. 헨릭 라르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2007)
먼저 말씀드릴 사례는 우리에게 너무도 친숙합니다. 2007년 초 잠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왔다가 다시 고향팀인 헬싱보리로 돌아간 헨릭 라르손 선수입니다. 이 라르손 선수에 관한 이야기는 과거에 제가 글로도 썼고 많은 언론에 의해서 이미 다뤄졌기 때문에 별다른 말씀은 드리지 않겠습니다. 다만 여기서 언급하고 싶은 것은 라르손 선수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있던 짧은 기간동안 어떤 가시적인 골의 수, 이런 것이 아닌 라르손 선수가 보여준 장인정신, 그리고 나이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보여줬던 프로의식입니다. 이런 것들은 당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많은 젊은 선수들에게 좋은 영향을 끼쳤습니다.
물론 알렉스 퍼거슨 감독도 라르손 선수를 데려올 때 경기력 등 많은 부분에서 플러스 요인을 생각했을 겁니다. 또 젊은 선수들에게 정신적으로 줄 수 있는 모범, 좋은 영향들 이런 것들도 고려됐습니다. 라르손 선수는 정말 짧은 기간 동안 뛰었지만 모든 역할을 그라운드 안팎에서 충실히 수행하고 고향팀으로 돌아가는 훌륭한 자세를 보였습니다.
2. 사무엘 에토 (마요르카. 2000)
두 번째로 말씀드릴 선수는 시계를 좀 예전으로 돌려서 임대로 마요르카에 입성했던 사무엘 에토에 관해서 입니다. 레알 마드리드에서 잠재성은 있지만 그냥 유망한 어린 공격수에 불과했던 에토 선수가 마요르카에 처음 임대된 것은 99-2000시즌이었습니다. 그 시즌에도 에토선수는 이미 출장기회에 비해 적지 않은 골을 터뜨려서 마요르카 팬들의 기대를 상당히 부풀게 했습니다.
에토 선수의 진가가 더욱 더 본격적으로 드러난 것은 2000-2001시즌입니다. 마요르카는 이 시즌에 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권까지 따내면서 괄목할만한 시즌을 보냅니다. 에토 선수의 득점력이 마요르카의 쾌거의 중심에 있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에토 선수 외에도 아리엘 이바가사라든가 알베르트 루케 선수의 맹활약이 더해졌습니다. 그러나 어째됐든 에토 선수는 이 시즌, 두 자리 수 득점에 성공하고 마요르카 돌풍의 주역중 한 명으로써 자신의 이름을 프리메라리가의 뛰어난 공격수 반열에 올립니다. 에토 선수는 그 다음시즌부터는 완전히 이적을 해 활약을 보입니다. 에토 선수의 오늘의 원동력은 역시 마요르카에 임대된 첫 번째 시즌과 두 번째 시즌, 바로 그 시간이라 보여집니다.
3. 페르난도 모리엔테스 (AS 모나코. 2003)
세 번째로 말씀드릴 사례는 2003-2004시즌, AS 모나코에 임대신분으로 입성한 페르난도 모리엔테스 선수입니다. 모리엔테스 선수는 그 당시에 이미 레알 마드리드에서는 자신의 자리를 잃어버린 상태고 결국 모나코로 임대를 가게됩니다.
이 시즌에 모나코에서 모리엔테스 선수의 활약도는 정말 뛰어났습니다. 프랑스 리그에서 두 자리 수 득점에 성공하는데 특히 강한 인상을 남긴 건 챔피언스리그에서의 활약이었습니다. 챔피언스리그 8강에서 친정팀 레알 마드리드와 격돌하는데 모리엔테스 선수는 홈과 원정에서 모두 골을 넣었고 결과적으로 이것은 모나코가 4강 진출에 성공하는 발판이 됩니다. 모리엔테스는 챔피언스리그에서 무려 9골을 터뜨리기도 했는데 모리엔테스 선수가 마지막으로 화려했던 시기라고 보여집니다.
4. 에드가 다비즈 (바르셀로나. 2004)
네 번째는 시즌 후반부에 유벤투스에서 바르셀로나로 유니폼을 바꿔입은 에드가 다비즈 선수입니다. 2003-2004시즌 바르셀로나는 레이 카르트 감독이 선수단 운용에서 오락가락하는 모습으로 상반기까지 중위권에 머물렀습니다. 엘클라시코에서 패배해 바르셀로나 팬들에게 큰 충격을 안겨주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바르셀로나는 그 시즌 후반부터 무서운 상승세로 2위에 안착해 다음 시즌을 기약하게 됩니다. 여기에는 많은 요인들이 있는데 다비즈 선수를 유벤투스에서 임대해 온 것이 상당히 중요한 이유가 됐습니다. 일례로 다비즈 선수가 코쿠 선수, 샤비 선수와 더불어 미드필드의 한 축을 담당해 호나우지뉴 선수와 샤비 선수의 활약도가 좋아졌습니다. 미드필드에서의 엔진역할을 하는 선수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워준 사례이기도 합니다.
다비즈는 이후 인터밀란도 갔었고 토트넘에서 한 시즌 정도 주전으로 활약하기도 했습니다만, 전체적으로 보면 다비즈 선수의 최상의 모습은 바로 바르셀로나에 임대되었던 그 시간이라 할 수 있습니다.
5. 주세페 로시 (파르마. 2007)
마지막으로 소개할 사례는 2006-2007 시즌, 파르마에 임대됐던 주세페 로시 선수입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기회를 잡지 못하던 로시 선수는 그 시즌 상반기에 뉴캐슬 유나이티드에 임대되었다가 하반기에 파르마로 다시 임대 됩니다. 여기서 보여준 로시 선수의 활약은 짧았지만 전설적으로 남을 수도 있다고 봅니다.
파르마는 강등위기에 몰려 마지막 라운드까지 생존을 위한 투쟁을 했는데 마지막날 생존을 확정지었습니다. 로시 선수는 9골을 터뜨리며 파르마 강등권 탈출의 최고 선봉장 역할을 했습니다. 로시 선수가 단순히 유망하고 어린 공격수가 아니라 빅 리그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한 시즌이었습니다.
로시 선수는 더 많은 기회를 찾아서 다음 시즌, 비야레알로 이적을 합니다. 지금의 비야레알에서의 성공과 그 시즌 파르마가 강등되지 않고 살아남은 것은 로시 선수의 임대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봅니다. K-리그에서도 임대를 조금 더 적극적으로, 과감하게 활용하는 문화가 앞으로 늘어나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 텍스트 스크립트는 칼럼니스트가 작성한 것이 아닌 속기에 의한 것임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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