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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구연 쓴소리단소리36] 감독 스타일로 보는 한국 프로야구

정민건TV 2009. 2. 17. 14:54

*ing Produce a Sensation  *

 By 정민건 (ing)

 

[ⓜ 허구연 쓴소리단소리36] 감독 스타일로 보는 한국 프로야구

 

야구는 다른 종목과 달리 감독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히 크고 특성도 다른 종목과 매우 다릅니다. 선수들과 같이 유니폼을 입고 덕아웃에서 사인을 보내는 것 등은 야구에서만 볼 수 있는 장면입니다. 그래서 감독이 어떤 생각과 야구 철학을 가지느냐에 따라 팀 색깔이 많이 달라집니다.

이번 시간에는 감독들이 어떤 팀 색깔을 가지고 있는지 우리나라와 해외 편으로 나누어 말씀드리겠습니다.

 

'선 굵은 야구' 김응룡

 

김응룡 감독은 해태 타이거즈에서 오랜 기간 감독을 했습니다. 83년부터 2000년까지 18년간 감독을 하며 많은 우승을 일궈냈습니다. 많은 팬이 생각하는 해태 타이거즈의 야구는 공격적이고 선이 굵다고 기억합니다. 이것은 감독의 취향을 잘 보여줍니다. 선수를 볼 때도 덩치가 크고 장타를 잘치는 선수를 선호합니다. 경기중에도 한두 점에 주력하기보단 많은 점수를 얻기 위해 노력하고, 뒤져 있더라도 언제든지 승부를 뒤집을 수 있는 야구를 추구했습니다.

평소 김응룡 감독은 선수들에게 많은 압박을 가하는 감독으로 알려졌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오히려 자율 야구에 상당한 철학을 가지고 선수 개개인에게 맡기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리고 아주 짧은 말로 선수들에게 의사를 전달하는 것으로 유명한 김응룡 감독에겐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많이 있습니다. 해태 타이거즈 시절, 선수들의 플레이가 잘 안될 때 선수들에게 뼈있는 농담을 던집니다. 그러면 선수들이 주눅이 들 것 같지만 그렇지 않은 선수들도 있었습니다. 예전 최해식 포수가 실수 했을 때 김응룡 감독이 한마디 던졌습니다. 그러면 최해식 선수는 " 잘 받아먹었습니다. " 하고 받아넘겨 선수들을 즐겁게 해줬다고 합니다. 이런 모습들로 보아 해태 타이거즈에는 배짱있는 선수들이 많았음을 짐작 할 수 있습니다.

 

'우승 제조기' 김재박

 

김응룡 감독에 이어 다음으로 우승을 많이 차지했던 김재박 감독입니다. 모두 4차례 우승을 경험한 현대 유니콘스 시절 '우승 제조기'라는 별명을 얻었습니다. 분명히 김재박 감독도 팀 색깔을 구축한 감독이라고 평가받을만 합니다.

오밀조밀한 작전 야구를 많이 구사하는 모습이 그의 야구입니다. 또한, 그가 추구하는 야구는 '이겨야 한다.' 입니다. 극단적으로 표현하자면, 재미도 좋지만 일단 승리를 노린다고 보겠습니다. 승리를 추구하는 야구를 한다는 생각은 다른 감독들도 가지고 있겠지만, 특히 김재박 감독에겐 상당히 강합니다. 그래서 올해 LG 야구가 어떻게 전개될지 관심을 끕니다.

 

'개성 있는 감독' 김성근

 

가장 개성 있는 감독 중에 한 명을 꼽자면 바로 김성근 감독입니다. 오랜 지도자 길을 걸어온 끝에 처음으로 2년 연속 한국 시리즈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팬들에게 각인된 인상 중에서 가장 강한 한 명을 꼽으면 바로 김성근 감독입니다 .

흔히 말하는 토탈 베이스볼이나 특정 선수에게 의존하지 않는 성향, 그리고 1군, 2군의 차이를 줄이며 어떤 선수라도 자리가 비게 되면 바로 뛸 수 있게 만든 김성근식 야구는 우승한 후에야 비로소 독특한 색깔을 가지게 된 케이스입니다.

1군 감독은 주로 1군 선수들만 관찰하며 게임에 집중합니다. 하지만, 김성근 감독은 다릅니다. 틈만 나면 2군 선수들 또한 관찰합니다. 이런 행동은 시너지 효과를 내며 우승이라는 성공을 가져왔습니다. 이런 독특한 방식이 우승을 하며 조명을 받게 된 겁니다. 또한, 지바 롯데 마린즈의 발렌타인 감독과 함께한 김성근 감독과 그 이전, 그리고 그 이후의 모습을 살펴보면 야구 스타일에도 상당한 변화가 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김성근 감독의 경우도 한국 야구사에서 독특한 팀 색깔을 만든 감독으로 봅니다.

 

'재활공장 공장장' 김인식 '지키는 야구' 선동렬 '자율 야구' 이광환

 

'재활공장 공장장'으로 불리는 김인식 감독입니다. 말 그대로 선수들을 아우르며 이끌어 갑니다. 선동렬 감독은 지키는 야구라는 독특한 면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 이광환 감독은 자율 야구를 표방하며 선수들에게 맡기고 있습니다.

다른 팀과 다른 색깔을 보여준 야구는 보는 이로 하여금 상당히 즐겁게 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재밌는 야구는 각각의 감독들 색깔이 달라야 한다고 봅니다. 모두가 같은 스타일의 경기를 펼친다면 그만큼 재미는 반감됩니다.

 

다음 시간에는 미국 메이저리그 감독들을 말씀드리겠습니다.

 


※ 텍스트 스크립트는 칼럼니스트가 작성한 것이 아닌 속기에 의한 것임을 알려드립니다.